.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 부자들은 향후 1년간 예·적금에 투자를 늘리고, 장기 투자처로는 부동산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간한 '2022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금융자산이 10억원 이상인 '한국 부자'는 모두 42만4000명, 전체 인구의 0.82%로 추정됐다.
한국 부자의 47%는 향후 자산을 운용하는 데 있어 가장 우려되는 위험요인으로 '금리 인상'을 꼽았다. 이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39.8%), '부동산 규제'(35.8%)',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35.0%) 등이 뒤따랐다. 부자들은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한 리스크가 큰 시기라고 판단하고 단기적으로는 현금을 확보하고, 달러화 매입을 계획하려는 경향을 보였다. 단기 금융자산 운용 전략과 관련해서는 향후 '예·적금 투자를 늘리겠다'는 응답률이 29.0%로 가장 높았다. 장기 유명 투자처(향후 3년간의 자산관리 방향)로는 '거주용 외 주택'을 꼽은 비중이 43.0%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거주용 부동산'(39.5%), '빌딩·상가'(38.0%), '토지·임야'(35.8%), '주식(31.0%)'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에는 가장 유망한 장기 투자처로 주식이 꼽혔으나, 올해는 선호도가 지난해 대비 29.5%포인트(p) 급락했다.
보고서는 금융자산 10억∼20억원을 보유한 30∼49세 개인을 이제 막 부자 대열에 진입한 '신흥 부자'로 정의했다. 2021년 기준 한국의 신흥 부자는 7만8000명으로,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부유한 전체 부자의 18.4%를 차지했다. 이들이 보유한 금융자산 규모는 99조5000억원으로 부자의 총 금융자산 중 3.5%를 차지했다. 신흥 부자는 부의 원천에 대해 32.2%가 사업소득을 꼽았다. 다음은 부동산 투자(26.4%)와 상속·증여(20.7%)가 뒤를 이었다. 전통 부자보다 상속·증여의 비중은 5.2%포인트(p), 부동산 투자 비중은 1%p 높았다. 부모로부터 지원을 받아 부자가 된 금수저 비중이 전통 부자보다 더 큰 셈이다.
신흥 부자는 부를 축적하기 위한 종잣돈의 규모를 최소 7억원이라고 응답했는데, 종잣돈 형성 방법은 전통 부자보다 '근로소득을 모아서'(+14.8%p), '부모로부터의 지원·증여·상속으로'(+11.4%p) 응답 비중이 높았다. 신흥 부자는 7억원 정도의 종잣돈을 만든 뒤 현재의 부를 이루기까지 자산 증식의 가장 주된 방법으로 주식 투자(54%)를 이용했다. 이어 거주용 외 아파트(36.8%), 예·적금(31%), 거주용 부동산(24.1%) 등의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