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는 지난 10일 KIA 타이거즈와 1대 2 트레이드를 했다. 변우혁(22)을 내주고 한승혁(30)과 장지수(22)를 영입했다. 한승혁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강속구 투수다. 덕수고 시절부터 시속 150㎞ 중반 이상을 구사했다. 장지수 역시 최고 시속 149㎞를 기록한 유망주 출신이다.
둘의 프로필에서 알 수 있듯 핵심은 '구속'이다. 한화는 올 시즌 팀 평균자책점 4.83으로 단독 최하위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외국인 선발 투수 두 명이 버텨주면서 희망을 안겼지만, 올 시즌에는 외국인 투수 네 명이 모두 부상에 시달렸다. 불펜에서 선발로 전환한 고참 장민재가 팀 내 최다승(7승)을 기록할 정도로 에이스가 부족했다.
대신 이 기간 어린 투수들을 적극적 기용했다. 남지민(시속 145.7㎞)과 문동주(시속 150.9㎞)는 선발 기회를 받고 가능성을 보여줬다. 남지민은 시즌 초 구사율이 70%를 넘길 정도로 직구 승부에 집중했고, 시즌 막판 선발로 나선 문동주는 최고 시속 157㎞를 기록했다. 불펜으로 나선 윤호솔(시속 144.9㎞) 김범수(시속 147.7㎞) 김종수(시속 142.8㎞) 주현상(시속 143.2㎞)도 구위만큼은 확실했다.
신인 드래프트 전체 1번으로 지명한 김서현 역시 고교 무대에서 시속 156㎞를 기록한 파이어볼러다. 한승혁과 장지수까지 더하다면 시속 150㎞를 넘기는 투수들만으로도 한 경기를 운용하는 게 가능해진다.
손혁 한화 단장은 10일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선발이든 불펜이든 강속구 투수를 보유하고 있으면 상대 타자들에게 부담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한승혁은 어릴 때부터 지켜봐 왔고, 정말 좋은 투수라고 생각했다. 장지수는 김종수처럼 직구 수직 무브먼트가 좋다"고 호평했다.
어린 선수들로 리빌딩 중인 한화는 팀 전체적으로도 복잡한 구종 레퍼토리 대신 직구에 집중(구사율 48%·스탯티즈 기준)한 팀이다. 구속만 따라준다면 나쁘지 않은 전략이다. 직구 구사율 1위인 두산 역시 파이어볼러를 모은 후 직구 기반의 뜬공 전략으로 효과를 봤다. 홍건희·최승용·곽빈 등 젊은 투수들이 이 과정에서 1군 핵심 자원으로 성장했다. 한화 역시 환경은 비슷하다. 잠실야구장에는 미치지 못해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역시 홈런을 치기 어려운 곳이다. 일단 재료는 모았다. 남은 건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