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카타르 월드컵은 개최지 선정 직후부터 선수 혹사 문제가 불거졌다. 지역 기회 탓에 무더위를 피할 수 있는 11월 중순으로 개막 날짜가 잡혔기 때문이다. 유럽 무대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은 오프시즌인 여름이 아닌 한창 소속팀 시즌 일정을 치르는 시기에 차출돼야 했다.
영국 유력 매체 BBC는 축구 선수 권익 보호 단체인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가 내주 발표할 내용의 보고서를 입수, 12일(한국시간) 공개했다. 요점은 선수들이 살인적인 일정 탓에 몸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부상 위험이 커진다는 것이다.
FIFpro는 "선수들이 지속 불가능한 업무량 때문에 신체적·정신적 부하가 심하게 걸려 경력이 끝날지도 모를 위기에 놓였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국축구 아이콘 손흥민의 행보를 주요 사례로 들었다. 손흥민이 소속 리그(프리미어리그)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를 소화하며 한국 국가대표팀 A매치에도 꼬박 참여하며 14만 6000㎞를 이동했다고 소개했다. 지난 시즌 손흥민이 건넌 시간대 수를 모두 더하면 132개라는 정보도 전했다.
이 매치는 최근 손흥민이 UCL 마르세유전에서 공중 공 경합 중 얼굴 부위 골절상을 입어 월드컵 출전이 어려워진 점을 언급하며 연관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요나스 베어호프만FIFpro 사무총장은 "많은 선수가 월드컵 일정 비판하고 있다.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지 못한 채 러커룸에서 고통을 호소하는 선수는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FIFpro는 월드컵 종료 뒤 소속팀에 복귀, 다시 빡빡한 일정을 이어갈 때 다칠 가능성이 더 높다고 꼬집었고, 정신적인 스트레스 회복도 선수들의 숙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