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연 티아포테카 대표 시작은 한국 차 시배지 경남 하동군 화개였다. 1974년부터 차 사업을 한 아버지의 권유로 24살의 나이에 화개에서 처음으로 차를 접했다. 철저히 생계를 위해 찻 일에 뛰어들었다. 쉽지만은 않았다. 찻잎을 구해 씻고 썰고 굽고 덖어 가며 밤을 새우기 일쑤였다. 찻 일을 하며 산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어려웠다.
그러다 '구운유자' 등을 개발·판매하면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후 '옥수수수염차' 개발로 소위 대박이 났다. 차를 트렌디하게 만들고 판다는 입소문이 빠르게 퍼졌고, 백화점에서도 VIP를 위한 차를 개발해 달라는 요청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른바 '티 브렌딩 마스터'라는 타이틀도 달았다. 2020년에는 나만의 브랜드를 단 국내 첫 공장형 티 카페를 청주에 열었다. 이렇게 시작한 티 카페 '티아포테카'는 전국에 차를 납품하는 것을 넘어 내년 미국 진출을 앞둔 핫한 티 브랜드로 성장했다.
티아포테카 매장 내부 최근 서울 순화동 일간스포츠 사옥에서 만난 이소연 티아포테카 대표(43)는 "처음에는 생계를 위해 찻 일을 시작했지만, 차츰 내가 만든 차를 찾는 사람이 늘어났다"며 "화개를 떠나 청주에 티아포테카를 오픈한 이유는 카페와 공장을 함께 운영하며 보다 많은 사람에게 차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티아포테카는 차를 뜻하는 '티(Tea)'와 옛 허브를 보관하고 목적에 맞게 처방해 주던 '아포테카리(Apothecary)'의 의미를 더해 만들었다. 이 대표는 "처음엔 이렇다 할 관광지도 없는 청주의 한 시골 마을에 티 카페를 연다고 했을 때 모두가 말렸다"며 "하지만 특별한 홍보를 하지 않아도 차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유명 백화점은 물론 일반 카페에서도 차 메뉴를 개발해 달라는 요청이 들어오면서 빠르게 자리 잡을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실제 현재 이소연 대표가 티아포테카에서 개발·생산한 제품은 전국 여러 곳에 유통되고 있다. AK백화점이 매장 내 직접 운영하는 카페에 이 대표가 개발한 차를 판매 중이다. KGC인삼공사가 운영하는 카페 '사푼사푼', 국립청주박물관 내 카페에서도 이 대표가 직접 개발한 차를 맛볼 수 있다. 서울에서 제주까지 전국에 개인 카페 50여 곳에도 납품 중이다.
이를 발판삼아 최근에는 미국 내 150여 곳의 넘는 매장을 보유한 핫도그 및 도넛 회사에 밀크티 등을 납품하며 해외 공략에도 나섰다. 조만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 오렌지카운티의 상업 중심지역인 부에나파크에 티아포테카 미국 1호점도 낼 계획이다.
이 대표는 "부에나파크에 한국인이 운영하는 2000평 규모의 몰이 있다. 그곳에 이르면 내년 1월 숍인숍 형태로 티오파테카 1호점을 열 것"이라면서 "미국 시장에 맞춘 K차를 개발해 차츰 매장을 늘려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소연 티아포테카 대표 차 품질을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사업이 커질수록 좀 더 좋은 원료, 안정적인 공급처 확보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대표는 "자연의 산물인 차와 허브들은 매년 똑같지가 않다"며 "새로운 차의 경우 1~2년 정도 카페에서 소개해 고객들의 반응을 살피고 개선해 맛의 변질과 보관에 대한 안정성이 입증되면 유통과 정식 출시를 진행한다"고 말했다.
내년 한국에서는 가맹사업을 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이소연 대표는 "그간 B2B(기업 간 거래) 형태로 일을 해왔다. 물론 병행해야겠지만 앞으로는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에 조금 더 집중할 생각"이라며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 등의 대도시에 매장을 오픈, 티아포테카의 제품들을 소비자들이 손쉽게 접할 수 있도록 채널 확장에 좀 더 노력할 계획"이라고 했다.
티아포테카 매장 이미지 티 마스터를 꿈꾸는 이들을 위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어떠한 직업이건 같지만, 특히 차를 다루는 사람은 늘 공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한국에서의 차는 중국이나 몽골처럼 마시지 않으면 건강과 삶에 지장이 생기는 음료가 아니다. 말 그대로 기호식품"이라며 "그래서 차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누구에게나 쉽게 다가설 수 있도록 다양한 음용법과 도구들의 개발, 그리고 올바른 상식을 구비하고 전달해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이소연 대표가 발간한 '11시와 4시, 나는 차를 마신다'도 티 마스터를 꿈꾸는 이들을 위한 책이다. 이 대표는 "티 블랜딩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늘고 있는데 그에 대한 제대로 된 공부를 할 수 있는 곳은 부족하다"며 "내가 직접 원료들을 다루어 보며 알게 된 내용을 공유하고, 내가 만든 제품들에 대한 이야기를 많은 이들에게 들려 드리고 싶어 책을 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