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KBO리그 포스트시즌 LG트윈스와 키움히어로즈의 플레이오프 2차전이 2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8회초 2사 1,2루 투수 고우석을 맞고 굴절된 이지영의 타구를 잡아 2루 주자를 홈에서 처리한 유격수 오지환이 공수교대하며 고우석과 얘기하고 있다. 잠실=김민규 기자 "어떤 순간이든 포기하지 말자."
LG 트윈스 주장 오지환(32)이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남긴 당부다. 그의 메시지는 잘 전달됐지만 조금 부족했다.
LG는 지난 2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6-7로 석패했다.
초반부터 분위기를 내준 경기였다. 아담 플럿코가 1과 3분의 2이닝 8피안타 6실점으로 조기 강판됐다. 단기전의 특성을 고려하면 따라잡기 쉽지 않는 점수 차다.
하지만 LG는 3회 말 채은성의 2루타로 추격을 알렸다. 이어 5회 김현수의 1타점 적시타, 오지환의 1타점 희생 플라이로 4-7까지 따라붙었다. 이어 문보경-홍창기-유강남의 3연속 볼넷으로 5-7을 만들었다. 1사 만루에서 대타 이재원의 희생 플라이로 6-7, 턱밑까지 추격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더 이상 득점에 실패하며 고개를 떨궜다.
오지환은 6-5로 승리한 지난 11일 KT 위즈와의 홈 경기에서 결승타의 주인공이다. 당시 말 대신 행동의로 강렬한 메시지를 전해, 주장의 품격을 보여줬다.
앞서 정규시즌 2위로 PO 직행을 확정한 LG로선 부상 방지 차원에서라도 이 경기서 총력전을 펼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상대 팀 KT가 이날 승패에 따라 최종 순위 3·4위가 결정나는 만큼 LG는 오해의 소지를 차단하기 위해 베스트 라인업을 가동했다.
LG는 4-5로 뒤진 9회 말 서건창-홍창기-박해민의 3연속 안타로 무사 만루 찬스를 만들었고, 1사 후 채은성의 희생 플라이로 동점에 성공했다. 이어 오지환이 2사 1·2루에서 KT 마무리 김재윤으로부터 우익수 키를 넘기는 끝내기 안타를 터트렸다.
오지환은 "정규시즌 마지막 홈 경기여서 선수들 모두 '꼭 이기고 싶다'는 마음이었다"고 했다. 그리고 가슴 속에 품은 한 마디를 꺼냈다. 오지환은 "어린 친구들이 정말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단기전은 순간순간 안 될 것 같다는 생각하면 (승리욕을) 놓아버리는 것 같더라. 어떤 순간이든 포기하지 말자고 어린 선수들에게 얘기해주고 싶다.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단순한 1승, 최종전의 의미를 떠나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그가 후배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메시지였다.
LG는 한 점 차로 이날 졌지만,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마지막까지 분위기 싸움을 했다. 류지현 감독은 "플럿코가 뜻하지 않게 조기 강판돼 경기를 어렵게 끌고 갈 수밖에 없었다. 그런 와중에도 불펜과 야수진이 끝까지 최선을 다해 박수를 쳐주고 싶다"라고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