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오산 뷰티파크 전경. 아모레퍼시픽 제공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K뷰티 간판 기업들이 친환경 용기 개발 및 재활용 등에 몰두하고 있다. 뷰티 기업은 화장품을 담는 빈 병이 환경오염을 유발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최근 기업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가 중요시되는 가운데 각사도 환경오염 '주범'이라는 인식을 지우고, 적극적인 ESG 실천에 나서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LG생활건강(LG생건)은 국내 화장품 업계 최초로 100%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로 만든 친환경 화장품 용기를 사용한다고 17일 밝혔다.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는 폐비닐 등 재활용이 어려운 플라스틱 폐기물을 무산소 상태에서 고열로 가열해 만든 기름이다. 폐플라스틱을 소각하지 않고 다시 원료로 만든 이 기름을 활용하면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다.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활용 제품 생산 및 재활용 사이클. LG생활건강 이전에는 염소 등 불순물 문제와 정유 공정에 열분해유 투입이 불가능한 규제 때문에 원료로 사용하기가 어려웠다. LG생건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현대케미칼 및 롯데케미칼과 함께 친환경 플라스틱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개발에 성공했다. LG생건은 열분해유 플라스틱으로 만든 첫 번째 용기를 클린뷰티 브랜드 비욘드의 크림 제품 2종에 적용한다. LG생활건강 측은 "열분해유로 만든 친환경 용기 제품 수를 지속해서 늘려나가는 등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아모레)는 지난달 오산 뷰티파크가 국내 화장품 업계 최초로 폐기물 매립 제로 국제 검증을 획득했다. 전체 발생 폐기물량 4292t의 약 94%를 순환 자원화하는데 성공하면서 글로벌 안전과학 전문기업 UL솔루션즈 사로부터 실버 등급을 받았다. 이번 검증을 획득한 아모레 뷰티파크는 543㎡(164평) 규모의 폐기물 재활용센터에서 생산 활동 중 발생한 폐기물을 21종으로 분류하고, 12가지의 자원순환 방식으로 재활용한다. 지정폐기물로 소각하던 실험용 유리병을 세척해 유리로 재활용하기도 한다. 지난해부터는 기존에 매립하던 폐기물인 분진 폐기물 중 절반 이상을 아스팔트 등 도로공사의 기초 공사용 토사로 재활용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4월 이사회 안에 ESG 위원회를 설립하는 등 거버넌스 체계를 강화했다. 6월에는 투명 용기에 브랜드 로고와 제품명 등 최소한의 각인으로만 정체성을 표현하고 재활용된 플라스틱에 '프린트 프리, 라벨 프리, 코팅 프리'를 구현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화장품 용기의 90%가량이 재활용되지 않아 환경단체로부터 비난을 받아왔다"며 "최근 기업들이 ESG 경영을 선언하면서 친환경 가치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