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SK 주식회사 C&C 데이터센터 화재 현장에서 경찰·국립과학수사연구원·소방당국·전기안전공사 등 유관 기관 관계자들이 합동감식을 위해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주말 발생해 아직 복구 중인 카카오 서비스 장애는 SK 판교 데이터센터 전기실의 배터리 1개에 불이 붙어 이를 진화하기 위해 센터 전체 전원을 차단했기 때문으로 파악됐다. 누전 위험 때문에 전력을 차단해야 했는데, 데이터센터 내 전기 공급선이 하나로 연결돼 있어 불이 난 특정 장소에만 전기 공급을 중단할 수 없는 상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3시 33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SK 판교캠퍼스 A동 지하 3층 전기실에서 불이 났다.
현장 CCTV를 확인한 결과 전기실 내 배터리 중 1개에서 스파크가 일어난 뒤 화재가 발생하고, 이후 곧바로 자동소화 설비가 작동해 가스가 분사됐다. 불이 난 배터리 1개는 5개의 랙(선반)으로 이뤄져 있었다. 이번 화재로 배터리 1개가 모두 탔다.
경기남부경찰청 과학수사대·국립과학수사연구원·경기소방재난본부·전기안전공사 등 관계 기관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 20분까지 2차 감식을 진행했다.
합동 감식팀은 발화 지점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원인을 찾는 데 초점을 맞췄다. 발화부는 배터리 모듈 내부로 추정했다.
합동감식팀은 배터리 모듈 자체 또는 주변기기의 전기적 요인에 의해 불이 난 것으로 보고, 배터리 모듈 1점을 수거했다. 국과수는 수거한 배터리 모듈에 대해 정밀 감정을 할 계획이다. 감정에는 3주 이상이 소요될 전망이다.
소방당국은 화재가 발생하고 약 한 시간 뒤 진압을 위해 물을 사용해야 하니 누전 위험을 없애기 위해 전력을 차단해줄 것을 SK C&C에 요청했다. 이에 회사 측이 센터의 전체 전력을 차단했고, 이후 대부분의 카카오 서비스가 멈췄다.
당초 무정전전원장치(UPS)에 불이 붙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번 화재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SK C&C 측은 UPS실에 훨씬 많은 배터리가 있어 불이 났다면 피해가 더 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