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 계열사들이 지난해 각각 1조원대에 이르는 내부거래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작년 국정감사에서 '문어발식 사업 확장'을 한다는 비판을 받았음에도 계열사 역시 늘어났다.
9일 국회 정무위원회 윤창현 의원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기업집단 네이버의 내부거래 금액은 작년에 1조1503억6900만원이었다. 이는 2017년 4960억600만원의 약 2.3배 수준이다.
네이버 내부거래 규모는 2018년 5930억600만원, 2019년 6958억1700만원, 2020년 9046억8300만원 등으로 커졌다.
기업집단 카카오의 계열사 간 내부거래 금액은 2017년 2024억1100만원 수준에서 작년에 약 7.3배인 1조4692억7400만원으로 늘면서 네이버를 넘어섰다.
카카오의 내부거래 규모는 2018년 3142억3900만원, 2019년 5066억9400만원, 2020년 7938억6500만원으로 빠르게 증가했고 작년에는 1년 전보다 85.1% 급증했다.
이처럼 계열사 간 내부거래 규모가 급증한 것은 계열사 수 증가와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카오의 계열사(매년 5월 1일 기준)는 2018년 72개에서 2019년 71개, 2020년 97개, 작년 118개, 올해 136개로 늘었다.
카카오는 작년 10월 국감에서 문어발식 사업 확장으로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으며 개선 의지를 밝힌 바 있지만, 올해 5월 1일 기준 계열사 수는 1년 전보다 오히려 18개 늘었다. 19개가 줄었지만 37개가 늘어난 결과다.
네이버의 계열사 수는 2018년 45개, 2019년 42개, 2020년 43개, 작년 45개로 주춤하다가 올해 54개로 늘었다.
윤 의원은 "플랫폼 서비스는 필연적으로 확장성과 락인(lock-in·묶어두기) 효과가 있어 플랫폼 기업의 계열사 확장과 내부거래 확대는 일반 기업보다 더 우려된다"고 말했다.
계열사 간 내부거래 자체가 불법은 아니지만, 특정 기업집단이 시장 지배력을 갖는 사업 영역이 과도하게 넓어지고 동일 기업집단 내 내부거래가 확대되는 흐름은 경쟁 촉진과 상생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