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대체 선수로 영입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여준 숀 모리만도. SSG 랜더스는 이반 노바의 성적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았지만 모리만도 교체가 '대박'으로 연결됐다. IS 포토 과감한 결정이 정규시즌 우승의 밑거름으로 작용했다.
지난 4일 SSG 랜더스는 KBO리그 사상 첫 '와이어 투 와이어'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했다. '와이어 투 와이어'는 정규시즌 개막일부터 1위를 한 번도 뺏기지 않고 우승하는 것을 의미한다. SSG는 전신 SK 와이번스 시절을 포함해 역대 네 번째이자 2010년 이후 12년 만에 한국시리즈(KS)에 직행, 통합 우승을 노린다.
고비가 없었던 건 아니다. SSG는 시즌 중반 외국인 투수 이반 노바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노바는 미국 메이저리그(MLB) 통산 90승을 기록한 베테랑이지만 리그 적응에 애를 먹었다. 탈삼진이 적고 볼넷이 많은 비효율적인 투구로 성적이 급락했다. 선발 등판한 12경기 중 6이닝 이상 소화한 게 5경기에 그쳤다.
그의 거취를 고심하던 SSG는 7월 12일 결단을 내렸다. 노바를 퇴출하고 대체 외국인 투수로 대만 프로야구(CPBL)에서 뛰던 숀 모리만도를 영입한 것이다. 미국 선수 시장에서 수준급 자원을 데려오기 어렵다고 판단해 '투 트랙'으로 CPBL도 체크했고 스카우트 레이더에 모리만도가 포착됐다.
모리만도는 올 시즌 CPBL 중신 브라더스 소속으로 7승 5패 평균자책점 2.56을 기록했다. 계약 발표일 기준 CPBL 다승 공동 1위, 이닝 1위(91과 3분의 1이닝), 평균자책점 5위. 'CPBL 최고의 투수'로 불리는 호세 데 폴라(중신 브라더스·6승 2패 평균자책점 2.42)의 성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정규시즌 우승에 도전하는 팀이 CPBL 출신을 영입한다는 건 결단이 필요했다. CPBL은 KBO리그보다 한 수 아래도 평가받는다. "리그 성적에 거품이 끼었다"고 혹평하는 외국인 스카우트도 있다. 하지만 SSG는 모리만도의 가치를 높게 봤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모리만도는 SSG에서 7승 1패 평균자책점 1.67을 기록했다. SSG는 모리만도가 등판한 12경기 중 10경기(승률 83.3%)에서 승리했다. 모리만도의 최근 4경기 평균자책점은 0.31에 불과하다. 구단 내에서 "모리만도를 교체한 게 정규시즌 우승의 결정적 요인"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김원형 SSG 감독은 "모리만도를 영입한 때 (CPBL출신이라고 해서) 걱정은 안 했다. 기본적으로 대만에서 던진 영상을 봤을 때 제구가 된다는 게 (내 기준을) 충족했다"며 "모리만도가 중요한 경기마다 너무 잘해줬다"고 만족스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