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두재. [사진 대한축구협회] ‘현대가 라이벌’다운 승부가 펼쳐지고 있다. 결승 진출 그 이상의 자존심 싸움이다.
프로축구 K리그1(1부)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는 5일 울산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A(대한축구협회)컵 4강전에서 정규시간 동안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양 팀은 연장전에 돌입해 ‘끝장 승부’에 돌입한다. 토너먼트 대회인 FA컵은 정규리그 경기와 달리 무승부 없이 연장 전·후반까지 진행한다. 연장 후반까지 동점인 경우에는 승부차기로 다음 라운드 진출팀을 가린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꺼냈다. 헝가리 국가대표 출신의 공격수 마틴 아담이 최전방에서 뛰었다. 2선엔 바코(조지아) 아마노 준(일본) 오인표가 뛰었다. 3선 중원에선 이규성과 원두재가 공수를 조율했다. 포백은 이명재, 김기희, 임종은, 설영우가 맡았다. 골키퍼 장갑은 조현우가 꼈다. 김태환, 이청용, 엄원상, 레오나르도(브라질)는 벤치에서 시작했다.
김상식 전북 감독은 4-4-2 포메이션으로 울산에 맞섰다. 송민규과 조규성이 최전방 공격을 이뤘다. 2선 공격진에서 각각 좌우에 위치한 바로우(감비아)와 한교원이 최전방까지 올라와 울산 수비를 흔들었다. 중원에선 백승호와 맹성웅이 뛰었다. 포백은 김진수, 윤영선, 박진섭, 김문환이 책임졌다. 선발 골키퍼는 송범근. 김보경, 류재문 등은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경기 초반엔 전북의 공격이 매서웠다. 김태환, 김영권이 경기에 출전하지 않은 점을 파고들었다. 한교원이 오른쪽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고, 바로우와 송민규는 왼쪽에서 개인기로 돌파했다. 조규성은 중앙 수비수를 달고 다니는 등 포스트 플레이로 울산의 골문을 위협했다. 김진수도 페널티 박스 근처까지 치고 올라와 틈만 보이면 중거리 슛을 시도했다.
전반 6분 조규성의 침투 패스를 받은 한교원이 오른쪽 측면에서 낮게 깔려 날아가는 크로스를 건넸고, 이를 송민규가 감각적인 터치로 득점을 노렸으나 공은 골대를 맞고 튀어나왔다. 전반 9분에도 송민규가 왼쪽에서 가벼운 움직임으로 울산 수비를 뚫어내고 공격에 가담한 김진수에게 패스를 내줬다. 김진수는 곧바로 왼발 슛을 했으나 조현우가 몸을 날리며 막아냈다.
울산이 선제골을 기록했다. 전반 13분 바코가 개인기로 전북 수비를 흔든 사이 오인표의 패스를 받은 원두재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전반 26분엔 이명재의 왼발 슛을 송범근이 펀칭으로 걷어냈다. 바코가 곧바로 왼발 터닝 슛을 시도했으나 송범근이 몸을 날리며 잡아냈다.
바로우. [사진 대한축구협회] 바로우가 동점 골을 터뜨렸다. 전반 40분 중원에서 원두재와 경합에서 이겨낸 바로우가 골문까지 약 30m를 앞둔 지점에서 왼발 중거리 슛을 시도했다. 바로우가 슛한 공은 빨랫줄 같은 곡선을 그리며 골망을 흔들었다. 경기 내내 전북의 공격을 막아냈던 조현우가 몸을 날렸으나 손끝에 닿지 않았다.
후반 들어 양 팀은 교체 카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울산은 후반 시작과 함께 오인표를 벤치로 불러들이고 엄원상을 투입했다. 이어 울산은 이청용, 레오나르도 등을 투입했다. 전북도 김보경, 문선민, 최철순 등을 투입했다. 경기 템포가 더 빨라진 양 팀의 경기는 여러 차례 골문을 두드렸으나 끝내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