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염정아가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로 돌아왔다. 갑자기 코앞에 다가온 죽음으로 인해 흔들린 삶과 남은 생 동안 찬란했던 과거의 여정을 되짚어가는 과정을 그린 이 작품에서 염정아는 시한부 판정을 받은 세연을 연기했다.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염정아는 “지천명을 넘긴 지금도 인생은 참 알 수 없다”고 이야기했다. 알 수 없어서 두렵고, 그렇기에 순간순간이 빛나는 인생. 염정아는 이 작품을 통해 관객들이 웃음과 눈물, 행복한 감정을 모두 느꼈으면 한다고 이야기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영화 어떻게 봤나. “사실 영화를 2020년에 본 것까지 합해서 대, 여섯 번은 봤다. 볼 때마다 더 눈물이 나더라. 어제(20일)는 일반 시사회에 가서 영화를 봤다. 여성 관객분들이 많이 우시더라. 휴지 안 가져온 분들께 휴지를 건네드리고 싶은 마음이었다.”
-대본을 봤을 때 느낌이 어땠는지. “무조건 된다고 생각했다. ‘인생은 아름다워’가 주크박스 영화지 않나. 그래서 대본에 이미 노랫말이 다 나와 있었다. 가사와 대사를 보는데 합이 너무 잘 맞는 거다. 보통 음악을 들으면 감정이 더 올라가지 않나. 그래서 노래의 도움을 받겠구나 생각했다. 여기에 춤도 가미되니 볼거리도 풍성한 영화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
-춤 연습이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연습으로 극복했다. (웃음) 연습을 진짜 열심히 했다. 몸풀기부터 시작했고, 안무가 나올 때마다 연습실에 가서 연습을 했다. 배우들끼리 연습을 먼저 하고 앙상블과 합도 맞췄다. 사실 영화를 날씨 추울 때 찍어서 몸이 더 삐거덕거리긴 했는데,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다했다고 본다.”
-노래는 어땠나. “노래 연습은 한 1년 정도 했다. 영화 들어가기 전부터 시작해서 촬영 중간중간에도 틈날 때마다 했다. 본 녹음을 할 때도 연습을 많이 하고 했다. 발성이 잘 안 되더라. 복식호흡 하는 방법을 배웠는데 이제 또 다 잊어버린 것 같다. (웃음)”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영화에 삽입된 노래들을 다 듣고 자란 세대라 더 반가웠을 것 같은데. “‘아이스크림 사랑’ 같은 경우에는 초등학교 6학년 때 되게 좋아했던 것 같다. ‘세월이 가면’은 그 시절 사람들이라면 거의 누구나 다 좋아했고. 앨범도 다 집에 있다. 특히 ‘알 수 없는 인생’은 정말 색다르게 다가왔다. 신나는 노래로 알고 있었는데 새삼 가사를 다시 보게 됐다. ‘이게 이런 노래였구나’ 싶더라.”
-노래가 다 남자키라 부르기 쉽지 않았을 것 같던데. “말도 마라. 얼마나 고생을 했다고. (웃음) 특히 ‘잠도 오지 않는 밤에’의 경우에는 키가 너무 높아서 진짜 힘들었다. 처음에는 그래서 그냥 키를 낮춰달라고 했다. 그런데 가이드를 듣는데 맛이 안 사는 거다. 그 신이 죽어버리는 것 같아서 그냥 키를 높였다. 보컬 트레이닝을 엄청 해서 부른 노래다 그게. 물론 지금은 다시 그 키로 못 부르겠지만. (웃음)”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실제 그 시절에 염정아가 들었던 노래는 무엇인가. “이소라의 노래를 좋아한다. 사실 나는 발라드보다 댄스를 더 좋아하는 사람인데도 이소라의 노래는 좋더라. ‘처음 느낌 그대로’ 같은 노래들 많이 흥얼거렸다.”
-류승룡과 부부 호흡을 맞췄는데. “남편 진봉 그 자체였다. 그래서 진짜 부부 같은 케미가 나오는 연기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뜨거운 안녕’ 장면에서 자기 얼굴이 안 나오는데도 울어줬다고 류승룡이 고마워하더라. “사실 울려고 운 게 아니다. 그냥 (류승룡이) 연기하는 걸 보는데 눈물이 났다. ‘다행이다’ 부를 때도 그랬고. 자연스럽게 진짜의 마음이 나왔던 것 같다. 도와드리려고 일부러 운 게 아닌데 그걸 가지고 고맙다고 계속 하시니 내가 더 감사하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인생은 아름다워’가 삶과 죽음 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사실 이전까지는 죽음에 대해 많이 생각을 안 해봤다. 그냥 자연스러운 거고 온다면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영화에 임하면서 ‘죽음이 저렇게 다가올 수도 있구나’, ‘저럴 수도 있겠구나’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 누군가 세상을 떠나면 장례식장에 가서 그분을 기억하고 그러지 않나. 떠나기 전에 보고 싶은 사람들 미리 좀 미리 보고 웃으면서 얘기하는 시간이 있으면 좋겠다 싶었다.”
-지천명을 넘긴 나이가 됐다. 지금 생각하기에 정말 인생은 아름다운 것 같은지. “아름답지만 참 알 수 없는 게 인생인 것 같다. 그래서 ‘알 수 없는 인생’이란 노래가 우리 영화에 딱 맞는 것 같다. ‘언제쯤 세상을 다 알까.’ 살아도 살아도 다 알 수 없는 게 인생 같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