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현빈에게 큰 변화가 생겼다. 한 가정의 남편이자 예비 아빠로, 이전과는 다른 마음가짐을 가지게 됐다. 결혼 후 ‘공조2: 인터내셔날’(‘공조2’)로 첫 스크린 복귀를 알린 그는 한층 더 여유로워진 모습이었다.
‘공조’, ‘사랑의 불시착’에 이어 다시 한번 북한 캐릭터로 컴백한 현빈은 “당분간은 북한 캐릭터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특정한 이미지로 굳혀지는 건 원치 않는다는 올바른 고집이었다. 현빈은 개봉을 앞두고 설렘을 드러내면서도 한 마디 한 마디를 고심하며 신중하게 인터뷰에 임했다.
7일 개봉하는 ‘공조2’는 글로벌 범죄 조직을 잡기 위해 다시 만난 북한 형사 림철령(현빈 분)와 남한 형사 강진태(유해진 분), 뉴페이스 해외파 FBI 잭(다니엘 헤니 분)까지 각자의 목적으로 뭉친 형사들의 예측불허 삼각 공조 수사를 그린다. 현빈은 전편에 이어 특수 정예부대 출신의 북한 형사 림철령을 연기했다. -배우가 생각하는 림철령의 매력은 뭔가. “목표에 대한 집념과 그걸 해결해나가는 게 매력이지 않을까.”
-전편과 다른 점이 있다면. “1편에서 안 보여줬을 뿐 미소를 띠는 모습도 원래 철령이 가지고 있던 모습이다. 철령이의 안 보였던 부분들을 보여드린 게 좋았다.”
-속편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2편이 제작된다고 했을 때 제작진에 ‘1편에 출연했던 배우들이 그대로 나온다면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작품을 만들어 나가는 문제지 참여에 대한 건 문제없이 진행됐다.”
-작품에 만족하나. “만족보다는 후회가 많이 남는다. 이런 부분에서는 이렇게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많이 한다. 액션에 대한 아쉬움이 여전히 있다. 그래도 당시에는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아쉬운 부분은 다음 작품에서 잘해나가야겠다는 생각이다.” -다니엘 헤니, 진선규와의 호흡은 어땠나. “다니엘 헤니와는 17년 만에 다시 만났는데 2005년으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서로 각자 있던 일도 얘기하며 즐겁게 촬영했다. (진)선규 형은 빌런으로 나오지만 굉장히 따뜻하고 착한 분이다. 빌런을 만드는 과정을 옆에서 보면서 굉장히 흥미로웠다. 조금이라도 부족한 점이 있으면 채워서 만들어 나가려는 의지가 강했던 배우다.”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철령이 맡은 임무 중 하나가 액션인데 다른 모습들을 더 보여드렸으면 어땠을까 한다. 1편 속 액션 시그니처 신들이 있는데 그런 것처럼 임팩트 남길 수 있는 것들을 더 만들었으면 어땠을지.”
-유해진과 액션은 어땠나. “1편의 무대인사 때 제작진들과 지나가는 얘기로 2편 이야기를 한 적 있다. 혹시라도 만들어진다면 철령이가 (강)진태처럼 말하고, 진태가 철령이처럼 액션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었다. 2편 완성본에 나온 것보다 진태가 액션이 더 있었다. (유)해진 형도 액션을 잘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는데 덜 보여서 아쉬웠다.” -유해진, 임윤아와 다시 만난 소감은. “해진이 형이 말한 표현이 딱 맞는다. 편안한 반가움. 편하게 촬영에 임하니 훨씬 수월하고 생각들도 공유하기 쉬웠다. 그런 것들이 화면에 많이 녹아들지 않았을까. (임)윤아 씨도 1편 때가 첫 영화 데뷔였다고 알고 있다. 그때 가진 장점들을 2편에서는 더 업그레이드시키려고 고민을 많이 하더라. 굉장히 영리한 배우이면서 오래 지켜보고 싶은 후배다.” -북한 여군을 연기한 ‘육사오’의 박세완이 ‘사랑의 불시착’을 보고 북한말을 배웠다고 하더라. “‘육사오’를 봐야겠다(웃음). 북한말 선생님과 ‘공조’, ‘사랑의 불시착’, ‘공조2’까지 준비하면서 두세 달 정도 북한말을 준비했다. ‘공조’랑 ‘사랑의 불시착’의 북한말은 좀 다르다. 직업에 따른 억양과 말투들이 있다. 배우로서 해야 하는 작업이고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다른 배우들도 똑같이 작업하지 않을까 싶다.”
-파리채 액션 촬영 때 에피소드가 있다면. “파리채가 무척 따갑다. 얼굴을 맞아야 하는 무술팀한테 죄송했다. 어떻게 하면 효과적인 구도를 만들어서 타격감을 줄 수 있을까 고민했고 앵글을 바꾸면서 촬영했다.” -무대인사에서 노래한 게 화제다, 다음을 기대해도 되나. “그럴 일은 없을 것 같다. 마지막 무대인사였고 늦은 시간이기도 했다. 갑자기 해진이 형이 마지막으로 노래하라고 했다. 감사한데 그냥 갈 수도 없고 몇 초 사이에 고민이 많았다. 끝나고 내려오면서 해진이 형에게 ‘이제 시켜도 안 한다’고 했다.”
-‘공조3’에 대한 기대감이 있나. “2편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느냐에 따라 다르다. 1편보다는 분명 민영이(임윤아 분)에 대한 마음이 좀 더 열리고 표현했다는 생각은 드는데 3편이 만약 만들어진다면 그 지점이 업그레이드되지 않을까.”
-같은 출연진과 ‘공조2’에 나오게 됐는데 장점이 있다면. “모든 부분이 장점이다. 모든 배우가 그렇겠지만, 상대 배우가 어떻게 연기하는지 서로 모르기 때문에 맞춰나가는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1편 때 벌써 했던 작업이고 호흡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편하게 촬영했다.”
-액션을 위해 노력한 부분이 있나. “2편에서는 스케일도 커지고 액션에도 디테일을 넣고 싶었다. 액션 아이디어를 찾아내는 데 노력을 많이 했다.”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 “‘공조’, ‘사랑의 불시착’이 아니라면 당분간 북한 캐릭터는 안 할 것 같다. 이렇게 자리 잡힐 줄은 몰랐는데(웃음). 한 이미지로 굳혀지는 건 배우로서 원하는 방향은 아니다. 하고 싶은 작품을 정해놓는 편은 아니라 늘 새로운 걸 찾고 만들어내기 위해 부단히 노력 중이다.”
-작품 선택 기준이 있나. “첫 번째는 내가 하고 싶을 만큼 재미있는지, 두 번째는 작품에 해가 안되게 소화해 낼 수 있는지다. 늘 비유하는 게 책인데 어느 시기에 읽느냐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지지 않나. 시나리오도 그렇다 생각한다. 어떤 상황, 마음에 따라 달라진다.”
-배우로서, 부모로서 어떤 모습을 보이고 싶은가. “배우로서는 제 역할을 다하고 싶다. 부모로서는 열심히 사는 모습 보여드리면 되지 않을까(웃음). 부모가 된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는데 주변에 물어보니 눈앞에 보여야 실감이 난다고 하더라. 너무 큰 축복이기 때문에 좋은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