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BNK와 2022 박신자컵 서머리그 3위 결정전에서 청주 KB 엄서이의 모습. [사진 WKBL] 여자프로농구(WKBL) 청주 KB가 박신자컵 2연패에 실패했다. 그러나 정규리그 때 활용할 식스맨인 엄서이(21·1m76㎝)를 발굴했다.
청주 KB는 31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2022 박신자컵 서머리그 3위 결정전에서 부산 BNK를 66-52로 이겼다. 전날 4강전에서 아산 우리은행에 47-57로 패해 결승에 오르지 못한 KB는 3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지난해 대회 우승을 차지했던 KB는 2년 연속 정상의 자리에 오르는 데는 실패했다.
KB 포워드 엄서이가 맹활약했다. 그는 양 팀 선수 중 유일하게 40분 풀타임을 소화했다. 양 팀 최다인 23점을 기록했다. 리바운드도 16개를 올리며 더블 더블에 성공했다. 야투 성공률은 47%(8개 성공/17개 시도)였다.
엄서이는 득점력을 갖춘 포워드로 기대를 많이 받는 유망주다. 그는 지난 2020년 WKBL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 지명을 받아 BNK에 입단했다. 정규리그를 뛰어보지 못한 채 강아정의 FA(자유계약선수) 보상 선수로 KB로 이적했다. 지난 시즌 KB에서 정규리그 28경기에 나와 평균 12분51초를 뛰며 3.6점 2.6리바운드 1.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부산 BNK와 2022 박신자컵 서머리그 3위 결정전에서 청주 KB 엄서이의 모습. [사진 WKBL] 박신자컵에서 KB를 이끈 진경석 수석코치는 “박신자컵을 통해 정규리그 때 활용할 선수를 찾는 게 목표”라며 “우리 팀은 원투 펀치(박지수-강이슬)가 확실하다. 엄서이가 지난 시즌 정규리그 때 아쉬웠다. 힘이 좋은 서이가 BNK의 김한별 같은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엄서이는 “박신자컵은 유망주들이 뛰는 대회이지 않나. (그런데 고참인) 최희진, 염윤아 언니가 (오히려) 경기에서 더 많은 걸 보여줬다. 내가 언니들보다 한 발 더 뛰었어야 했는데, 그런 게 (적어) 조금 아쉽다”고 돌아봤다.
엄서이는 대회를 참가하면서 더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조별리그 첫 번째 경기에서는 9점, 두 번째 경기에서는 13점에 그쳤다. 하지만 우리은행과 토너먼트 첫 경기에서는 19점, BNK와 경기에서는 23점을 올렸다. 진경석 코치는 “서이가 조별리그에서는 마음이 급했다. 쉬운 레이업 득점도 (서두르는 바람에) 성공하지 못 하더라”고 말했다.
엄서이는 “예선전에서는 내 공격만 신경을 쓰느라 미스를 많이 했다. 힘든 공격을 많이 했던 것 같아 내 플레이를 (온전히) 보여주지 못했다. 궂은 일도 하지 못했다. BNK와 경기에서는 그래도 내 몫을 했다고 했다. 드라이브인을 시도했을 때 외곽으로 패스를 해주면서 득점 찬스를 만들려고 하다 보니깐 잘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엄서이는 정규리그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몸 상태도 좋다. 엄서이는 “욕심을 부리기에는 선배들이 너무 짱짱하다. 언니들이 힘들어서 벤치로 들어왔을 때 내가 교체로 투입해서 언니들의 자리를 메워줄 수 있도록 생각 중이다. 주전들이 쉴 시간을 벌어줄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