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1주년을 맞는 카카오뱅크에 청신호가 켜질지 주목된다. 올해 상반기 최대 실적을 내놓은 데다가 하반기 카카오뱅크의 정체성을 보여줄 '한 방'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어서다.
반기 실적 '역대 최대'
3일 카카오뱅크는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6.8% 증가한 123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1분기 카카오뱅크의 순이익은 668억원으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43.2% 증가한 '분기 최대 실적'이었고, 2분기에는 순이익이 5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7% 감소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작년 2분기 부실채권 매각이익, 올해 2분기 미래경기전망 충당금 적립 등의 일회성 요인을 제외할 경우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28% 증가했다"고 말했다.
2분기 영업수익은 370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6.2% 성장해 분기 기준 최대를 기록했다. 수신 잔액은 전년 말 대비 3조1547억원 불어난 33조1808억원으로, 여신 잔액은 같은 기간 25조8614억원에서 26조8163억원으로 증가했다.
최근 시중은행이 감소세를 보이는 것과는 다르게 카카오뱅크는 대출 증가 추세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고신용자 신용 대출을 6월 재개했고, 하반기 주택담보대출 상품 확대 및 사업자 대출 상품을 출시하는 등 여신 성장을 가속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가 부양' 플랫폼 성장으로 풀어야
오는 6일 상장 1주년을 맞는 카카오뱅크는 당장 1년 묶여 있던 보호예수 물량이 풀리며 또 한 번의 주가 하락 우려를 맞고 있다. 동시에 풀어야 할 가장 큰 숙제로 '주가 부양'이 꼽힌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불확실성이 축소되면 은행주 주가는 다시 펀더멘털(기초체력)에 수렴할 전망"이라고 했다. 기업의 기초체력이 굳건해야 한다는 얘기다.
카카오뱅크는 '플랫폼'을 추구하는 만큼, 플랫폼 성장에 집중해야 한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당초 카카오뱅크의 탄생 당시 전 은행권이 집중하며 "카카오뱅크를 주시하고 있다"는 말이 공공연히 들려왔다. 하지만 플랫폼 강점을 제대로 내세우지 못하고, 다른 시중은행이 플랫폼을 강화하며 바짝 뒤쫓으면서 차별화를 잃고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실제로 카카오뱅크의 플랫폼 수익 비중은 1분기 9%, 2분기 7%로 10%도 채 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 역시 "내부적으로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전체 대출 시장 축소로 성장이 2분기 다소 감소한 부분이 있고 증권계좌 개설 또한 공모주 시장 악화로 인해 플랫폼 성장세가 다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반년만에 118만명 증가해 1917만명에 달하는 고객을 기반으로 혁신적인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을 설정해 수익을 빠르게 키워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증권사 주식계좌 개설 서비스는 601만 계좌를 돌파했고, 19개 금융사와 제휴하고 있는 연계대출 취급 실적은 전년말 대비 23% 성장한 누적 5조1000억원을 달성했다. 또 제휴 신용카드 발급 실적은 28% 성장해 누적 47만장으로 늘었다.
카카오뱅크 mini는 139만명이 가입하며 1418세 인구 59.4%가 사용하는 서비스로 성장하며, 미래 금융시장까지 선점해 가고 있다. 이는 국내 시중은행에서 볼 수 없던 성과다.
더군다나 기대감을 모았던 카카오 계열사와의 '결합'은 시작도 안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카카오톡에 연결된 카카오뱅크 서비스는 계좌번호를 모를 때 송금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정도"라고 했다. 카카오 계열사와의 시너지가 본격화할 경우 카카오뱅크의 사세는 더욱 확장될 공산이 크다.
윤호영 대표가 언급한 가상자산과의 연계나 하반기 글로벌 진출 관련해서도 기대감이 나온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모바일 기반 차별성과 경쟁력에 대한 중장기적 기대감은 있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증권 계좌 제휴사와 연계대출을 늘려가고 있고, mini를 통한 고객이 늘어나고 있어서 성장 기반들은 마련해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펀드 판매를 위한 서비스도 내년 상반기 목표로 하고 있고 제휴 신용카드의 범용성 강화도 논의 중이다. 또 라이선스 취득을 통한 직접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