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현, 김도영, 문동주(왼쪽부터)가 드라마틱한 데뷔 시즌을 보내고 있다. IS포토 최근 5년(2017~2021) KBO리그 신인왕은 모두 '입단 1년 차' 고졸 신인이 차지했다. 이정후(키움 히어로즈)가 임태훈(은퇴) 이후 10년 만에 이 계보에 이름을 올렸고, 강백호(KT 위즈) 정우영(LG 트윈스) 소형준(KT) 이의리(KIA 타이거즈)가 차례로 이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도 주목받은 대형 신인이 많았다. '5툴 플레이어' 내야수 김도영(19·KIA), 시속 150㎞대 중반 강속구를 뿌리는 문동주(19·한화 이글스), '제2의 오승환'으로 기대받았던 박영현(19·KT)이 대표적이다.
세 선수 모두 프로 무대의 벽을 실감했다. 시즌 초반 성적은 매우 저조했고, 출전 기회도 줄었다. 신인왕 경쟁에서도 김인환(한화), 전의산(SSG 랜더스), 김현준(삼성 라이온즈) 등 돌풍을 일으킨 '중고' 신인들에게 밀렸다.
슈퍼루키 삼인방의 전반기 평가와 후반기 전망은 제각각이다. 우선 가장 주목을 많이 받았던 김도영은 홀가분한 마음으로 올스타 브레이크를 보낼 것 같다. 그는 7월 출전한 8경기에서 타율 0.360 3홈런 OPS(출루율과 장타율 합계) 1.244를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이 기간 남긴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WAR)는 0.66. KIA 타자 중 가장 높았다.
김도영은 시범경기 타율 1위에 오르며 LG와의 개막전 선발 3루수까지 꿰찼지만, 데뷔 20타석 연속 무안타에 그치는 등 4월 내내 부진한 뒤 백업으로 밀렸다. 그러나 줄어든 타석에도 자신만의 스트라이크존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바깥쪽(오른손 타자 기준) 낮은 코스를 철저하게 버렸고, 높은 코스엔 주저 없이 배트를 돌렸다. 우여곡절 끝에 잠재력을 발휘한 김도영은 다시 신인왕 후보로 부상했다. 14일 LG전에서 포구 실책을 범하는 등 보완점은 수두룩하지만, 경쟁 판도를 흔들 수 있는 선수라는 점은 분명하다.
문동주는 부상 탓에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스프링캠프에서 메이저리거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의 감탄을 자아낼 만큼 위력적인 구위를 증명했지만, 정작 개막을 앞두고 내복사근 부상을 당했다. 5월 10일 LG전에서 늦은 데뷔전을 치렀지만, 4실점 하며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이후 구원 등판한 5경기에서 1점도 내주지 않으며 안정을 찾는 듯 보였지만, 지난달 13일 오른쪽 어깨 통증으로 다시 이탈했다. 1군 무대 10경기에서 승리 없이 2홀드 평균자책점 8.56을 기록했다.
박영현은 13일 기준으로 신인 투수 중 가장 많은 등판(23번)과 이닝(21과 3분의 2이닝)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3.32)과 피안타율(0.229)도 좋은 편이다. 묵직한 구위와 강한 멘털로 주목받은 투수다. KT 스프링캠프에 인스트럭터로 나선 선동열 전 국가대표팀 감독도 "(한국야구 대표 마무리투수) 오승환을 연상케 하는 선수"라고 호평을 전했다.
박영현은 전반기 주로 추격조 임무를 수행했다. 후반기에는 승부처에서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 유인구로 피해가던 시즌 초반과 달리 포심 패스트볼(직구)로 정면 승부하는 장면이 많아졌다. 이강철 KT 감독도 "이대로 성장하면 된다"며 만족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