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글로벌 경기침체와 관련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한국 기업들이 위기에 강한 체질이라고 자신했다.
최태원 회장은 13일 제주도에서 2박3일 일정으로 개막한 '제45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을 계기로 연 기자간담회에서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그는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 이후 한 번도 세계가 긴축을 제대로 해본 적이 없고 이자율을 계속 내리고, 돈을 풀어왔다"며 "계속 돈을 푸는 것으로 버텨왔던 것이 쌓인 데다 문제(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곡물가 상승)가 한꺼번에 겹쳐 터진 것"이라며 언젠가 올 위기였다고 진단했다.
향후 경기 전망에 대해서는 인플레이션 가중으로 내년까지 경기 침체국면이 이어질 것이라고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특히 중소기업 쪽에서 훨씬 더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렇지만 최 회장은 한국 기업의 위기관리 능력에 믿음을 드러냈다. 그는 “그동안 숱한 사건들이 많아서 한국 기업들은 이런 쇼크 정도는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전 세계 많은 기업 가운데 대한민국의 체질이 위기에 매우 강한 형태로 짜여 있다”며 “기업인은 위기가 항상 올 걸로 예측하며 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었던 지난 2년 동안에도 한국 기업들의 성장세는 두드러졌다. 2021년 코로나19 격변 속에서도 국내 1000대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이 증가하는 등 탄탄한 내실을 보였다.
한국CXO연구소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개별 기준으로 2021년 1000대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이 2020년 대비 55%나 증가한 145조524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도 2020년 6.3%에서 2021년 8.4%로 상승했다. 이 중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기업도 18곳에서 28곳으로 늘었다.
다만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투자가 지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환율과 금리, 재료비 상승 등으로 어쩔 수 없는 전략상 후퇴라고 했다.
최 회장은 SK그룹의 투자계획에 대해 “이자가 계속 올라가는 만큼 전략·전술적인 형태로 투자를 지연하는 정도쯤은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재료 부문이 너무 많이 올랐기 때문에 그 부문을 원래 투자대로 그대로 밀기에는 계획에 잘 안 맞아 어쩔 수 없이 조정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SK그룹은 지난 5월 향후 5년간 반도체·바이오 등 핵심 성장 동력 강화를 위해 2026년까지 247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