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신한은행 쏠(SOL) KBO 리그' NC다이노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9회초 삼성 마무리투수 오승환이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돌부처' 오승환(40·삼성 라이온즈)이 자취를 감췄다.
오승환의 정규시즌 등판은 지난달 26일 한화 이글스전을 끝으로 멈췄다. 지난주 삼성이 소화한 5경기(1승 4패)에서 단 한 경기도 나서지 못했다.
부상이 있거나 성적이 나쁜 게 아니다. 오승환은 4일 기준으로 2승 1홀드 18세이브 평균자책점 2.40(30이닝 8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자타공인 KBO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지만 삼성은 그를 전혀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부진한 팀 성적이 원인이다. 마무리 투수는 경기 막판 팀이 리드하고 있거나 팽팽할 때 마운드를 밟는다. 그런데 삼성의 최근 경기력은 오승환이 등판할 상황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일찌감치 선발이 무너지거나 중간 계투가 대량 실점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오승환에게 출전 기회가 닿기도 전에 승부가 넘어간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 불펜에서 몸을 풀더라도 실제 등판까지 연결되지 않는다.
지난 3일 열린 NC 다이노스 원정 경기에선 삼성의 현주소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날 삼성은 5회 초까지 5-0으로 앞서 초반 승기를 잡았다. 5회 말 선발 앨버트 수아레즈가 4실점 하며 5-4까지 추격을 허용했지만, 7회 초까지 한 점 차 리드가 유지됐다. 모처럼 오승환이 등판 기회를 잡는 듯했다. 하지만 삼성 불펜은 7회 말 6실점하며 역전을 허용했다. 필승조 김윤수(3분의 1이닝 2피안타 4실점)와 장필준(3분의 1이닝 2피안타 2실점)이 난타당하면서 대량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삼성은 현재 부상자가 많다. 간판 구자욱(햄스트링)을 비롯해 김지찬(햄스트링) 김상수(장요근) 이원석(대퇴직근)을 비롯한 주전 선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점수 내는 게 쉽지 않은데 어렵게 리드를 잡더라도 불펜이 이를 지켜내지 못한다. 타선과 불펜의 엇박자가 시즌을 치를수록 악화하고 있다. 삼성의 올 시즌 불펜 평균자책점은 4.73으로 리그 최하위. 오승환의 성적을 제외하면 수치가 5.04까지 치솟는다. 좀처럼 세이브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불혹의 오승환은 지난 6월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구원왕에 대한 욕심은 이 보직을 맡으면서 늘 있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타이틀에 연연하지 않고 매 경기 최선을 다하고 팀 승리를 위해 뛰다 보면 좋은 결과가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6월 14일만 하더라도 오승환은 고우석(LG 트윈스) 정해영(KIA 타이거즈)과 세이브 공동 1위(당시 16개)였다. 개인 통산 일곱 번째 구원왕 타이틀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최근 추세는 크게 밀린다.
어느새 세이브 1위(23세이브) 고우석과의 격차가 5개까지 벌어졌다. 정해영에도 2개 뒤진 3위. 현재 삼성의 팀 분위기를 고려하면 추격하는 게 녹록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