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테니스 '간판' 권순우(24·랭킹 81위)가 세계 정상급 선수 노박 조코비치(35·랭킹 3위)를 상대로 한 세트를 따냈지만, '반전 드라마'는 쓰지 못했다.
권순우는 2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윔블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2022 윔블던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1회전에서 조코비치에 1-3(3-6, 6-3, 3-6, 4-6)으로 패했다.
권순우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 다니엘 마주어를 꺾고 2회전에 진출한 바 있다. 올해는 대진운이 좋지 않았다. 1회전부터 톱랭커 노코비치를 만난 탓에 개인 최고 성적 경신에 실패했다.
그러나 선전했다는 평가다. 2시간 27분 혈전을 펼칠 만큼 치열한 승부를 보여줬다. 장내 관중들은 코트를 떠나는 권순우에게 기립박수를 보냈다.
권순우는 1세트 초반, 서브 성공률이 낮았던 조코비치를 상대로 빈틈을 찾았다. 빠른 스트로크를 앞세워 먼저 브레이크를 해내며 2-1로 앞서갔다. 이어진 서비스 게임까지 지키며 3-1로 앞서가기도 했다.
1세트는 리턴이 살아난 조코비치에게 기세를 빼앗기며 역전을 허용했다. 그러나 2세트는 잡았다. 조코비치의 2번째 서비스 게임에서 다시 한번 브레이크를 해냈고, 이어진 자신의 서비스 게임에서도 접전 끝에 잡아내며 4-1로 앞서갔다. 이후에도 강력한 포핸드로 조코비치를 압박했다. 5-3으로 달아난 뒤 9번째 게임을 잡으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슬로우 스타터' 조코비치는 점차 제 실력을 보여줬다. 3세트 중반부터 집중력이 살아났다. 권순우는 3-4에서 자신의 서비스 게임을 내주고 말았다. 이어진 게임에서도 연달아 강서브를 허용했다. 결국 3-6으로 3세트마저 내줬다.
승부는 4세트에서 끝났다. 권순우는 2-3에서 서비스게임을 내줬다. 승부의 추가 조코비치 쪽으로 기운 순간이었다. 권순우는 이후 4-5로 추격하는 뒷심을 보여줬지만, 전세를 뒤집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