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파하는 여준석 (안양=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17일 오후 경기도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남자농구 국가대표 평가전 한국과 필리핀의 경기. 한국 여준석이 돌파를 하고 있다. 2022.6.17 xanad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대한민국 농구 대표팀이 ‘젊은 피’의 맹활약으로 희망을 보여줬다. 한국은 지난 17일과 18일 이틀간 안양 실내체육관에서 KB국민은행 초청 평가전을 필리핀과 치러 2승을 거뒀다. 17일에는 96-92로, 18일 경기는 106-102로 역전승했다. 지난해 6월 아시아컵 예선에서 필리핀에 2패를 당했던 한국이 보기 좋게 설욕했다.
이번 평가전에서 지난 시즌 프로농구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최준용(28·서울 SK)과 대학생 여준석(20·고려대)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여준석은 키 203㎝, 최준용은 200㎝로 세계 농구 트렌드에 맞는 장신 슈터다. 스피드가 좋으면서 높이와 득점력을 두루 갖추고 있어 추일승 농구 대표팀 감독이 낙점한 ‘에이스’들이다. 활동 반경이 넓어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한다는 장점도 비슷하다.
최준용은 필리핀과 1차전에서 3쿼터에만 12점을 몰아쳤다. 전반 한때 12점 차까지 끌려가던 한국은 3쿼터에 최준용이 연속 3점 슛 3방을 터뜨리면서 분위기를 완전히 바꿨다. 최준용은 1차전에서 31분 55초를 소화하며 16점 11리바운드 6도움을 기록했다. 승부처에서 터뜨린 슛은 물론이고, 리바운드 등 수비에서도 공헌도가 컸다.
2차전은 여준석이 빛났다.
여준석은 호쾌한 덩크 슛으로 역전의 신호탄을 쐈다. 한국이 뒤져 있던 2쿼터 중반 리버스 덩크로 분위기를 가져왔고, 연이어 스틸에 이어 허웅의 3점포가 터지면서 한국이 40-42까지 따라붙었다.
여준석은 2차전에서 17득점을 올렸다. 4쿼터에는 연속 3점포 2개를 꽂아 넣으며 내외곽 모두 뛰어난 활약을 보여줬다. 이번 평가전에서 국가대표 은퇴식을 치른 ‘한국 대표 슈터’ 조성민은 여준석이 차세대 슈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칭찬하면서 “내외곽을 모두 소화하는 스윙맨”이라고 평했다.
추일승 감독은 김선형, 이승현 등 대표팀 전력의 핵심이었던 베테랑들이 부상으로 줄줄이 빠져나가자 ‘빠르고 키 큰 슈터의 팀’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이번에 실력을 확인한 최준용과 여준석을 비롯해 전성현(데이원자산운용) 양홍석(부산 KT) 등 장신 슈터 자원이 대표팀에 많다. 여기에 필리핀과 평가전에서 라건아(33·전주 KCC)도 중요한 순간마다 골 밑에서 활약했다.
추일승 감독은 “챔프전까지 치르고 합류한 최준용이 컨디션을 빠르게 회복했다”면서 “아직 대표팀 선수들의 손발이 완벽하게 맞지 않지만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은 다음 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에 참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