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가 급격히 줄어든 가운데 매물은 빠른 속도로 쌓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6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1783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 달 전인 5월 6일 5만5954건 대비 5829건(10.4%) 증가한 수준으로, 지난해 8월 이후 약 12개월 만에 처음으로 6만건대를 기록했다.
동대문구를 비롯해 관악구, 강서구 등의 매물 증가 속도가 빨랐다. 동대문구는 매물 증가 폭 13.3%를 기록하며 서울서 가장 높았다. 이어 관악구(12.8%), 강서구(12.8%), 마포구(12.7%), 용산구(12.7%)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용산구를 제외하고, 최근 실거래 하락이 뚜렷한 지역에서 매물도 쌓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3월 대통령 선거 이후 새 정부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소식이 전해지면서 절세 매물이 늘어나는 모양새다. 매년 6월 1일은 보유세 과세 기산일로 통상적으로 매물 증감에 변화가 있는 시즌이다. 그러나 올해는 새 정부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1년 한시 배제로 보유세 절감을 위한 다주택자의 매물이 시장에 더 남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금리 인상은 매수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4~5월 두 차례 기준금리를 잇달아 상향 조정했다. 10개월 만에 다섯 차례 인상으로 기준금리는 1.75%까지 치솟았다. 금통위는 물가 안정을 우선시하면서 하반기에도 금리 인상 기조는 계속될 전망이다.
부동산업계는 보유세 과세 기산일인 6월 1일 이후에도 서울 지역 집값 약세나 관망세가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임대차법 시행 2년이 되는 8월 이후 전셋값이 크게 치솟고 다시 매수세가 붙는다면 서울 집값은 상승할 수 있다. 그러나 금리 인상 부담으로 전세 수요의 매매 전환이 저조하다면 약세나 관망세가 이어질 수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