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前) 복싱 세계 챔피언 박종팔이 ‘현역 최강’이자 현(現) 아시아 챔피언 정민호를 상대로 한 대결에서 ‘판정패’했으나,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도전 정신으로 시청자들에게 벅찬 감동을 선사했다.
4월 30일 방송한 ‘국대는 국대다’ 8회는 복귀전을 앞두고 50여일 간 하드 트레이닝에 돌입한 박종팔의 훈련 과정과, 만 63세의 투혼을 불사른 박종팔의 복귀전 현장이 몰아쳐 역대급 긴장감과 감동을 안겨줬다.
먼저 박종팔의 훈련 과정이 공개됐다. 여기서 박종팔은 갑작스런 근육 통증이 발발해 정형외과를 찾아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전문의는 “종아리 근육 일부가 찢어져 피가 차 있는 상황이지만, 다리의 근육량이 엄청나다. 근육으로만 보면 30~40대 수준이다. 당장 경기를 뛰는 데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박종팔의 놀라운 몸 상태를 설명했다. 이에 박종팔은 페이스메이커 김동현의 체육관을 찾아가 ‘맞춤형’ 훈련을 받았다.
그는 김동현의 권유 하에, 운동 트렌드인 트레드밀을 했으며 복부 강화 훈련과 해머 트레이닝 등을 통해 집중적으로 체력을 끌어올렸다. 또한 박종팔은 2017년 한국 챔피언인 이규원과 스파링을 진행하며 실전 훈련도 했다. 이때, 한 달 전과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 페이스메이커들의 흥분을 자아냈다.
드디어 경기 당일, 박종팔은 코치 김윤구, 해설위원 유명우와 함께 차를 타고 경기장으로 향하며 벅찬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 나이에 링에 올라간다는 자체가, 내가 생각해도 정말 제정신이 아니다. 우리 딸이 마흔이 넘었는데, 28세 정민호랑…”이라고 말해 짠내웃음을 안겼다.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던 일이 벌어졌다”라며 경기장에 도착한 박종팔은 현재 컨디션을 묻는 페이스메이커들에게 “조절을 잘해서 그런지 매우 좋다”고 말했다. 이어 박종팔은 김민아가 직접 제작해 준비해온 마우스피스와 밴드를 장착하며 복귀전 준비를 마쳤으며, WBA 세계 챔피언 벨트와 함께 링에 멋지게 입장했다.
같은 시간 경기장에 도착한 정민호는 “현역의 클래스를 보여주기 위해 실제 시합보다 더 열심히 준비했다”며 경기 직전까지 연습에 매진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등장부터 현란한 섀도우 복싱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드디어 박종팔과 정민호가 시합장에서 서로를 마주한 가운데, 박종팔은 송재익-이윤철-김현미-김계란 등 경기장을 찾아온 사람들의 진심 어린 응원에 이어, 아내의 진심이 담긴 편지 낭독에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경기 전 마지막 이벤트로 관객들의 승부 예측 결과가 공개되기도 했는데, 여기서 박종팔은 67:49로, 승리가 점쳐져 더더욱 의욕을 불태웠다.
잠시 후, 2분씩 총 4라운드로 구성된 ‘돌주먹’ 박종팔 vs ‘불주먹’ 정민호의 경기 1라운드를 알리는 종이 울렸다. 박종팔은 경기 초반 정민호에게 연속으로 잽을 허용했다. 이에 김동현은 “체력이 안 되니 어쩔 수 없이 몇 대 맞아야 한다, 한 방을 노려야 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그럼에도, 정민호는 현란한 스텝으로 펀치를 몰아쳤고, 박종팔은 묵직한 레프트 훅으로 반격을 가하며 1라운드를 마무리했다. 2라운드에서는 몸이 풀린 정민호가 더욱 빨라진 스피드로 보디샷 공격에 연속 성공했다. 박종팔은 회심의 훅 공격에 실패한 뒤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다행히 3라운드에서 박종팔은 다시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번번히 정민호의 탄탄한 가드에 막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러던 중, 강력한 라이트 훅 공격을 성공시켜 페이스메이커와 관객들의 환호성을 자아냈다. “결국 (KO 당하지 않고) 최종 라운드까지 가는군요!”라는 캐스터 배성재의 열띤 목소리와 함께 마지막 4라운드가 펼쳐졌고, 박종팔은 체력이 고갈된 상황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공격을 시도했다. 무서운 ‘챔피언 본능’을 제대로 보여준 박종팔의 모습에 정민호는 4라운드 종료 벨이 울리자마자, 큰절을 올리며 존경심을 표현했다.
최종 스코어는 0:3으로 박종팔의 판정패가 선언됐다. 하지만 박종팔은 “포기하지 않고 실력껏 싸웠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 다시 링 위에 올라가서 박종팔이라는 사람을 보여줬다는 게 행복했다”는 소감을 전해 모두를 감동케 했다. 관객들은 끝까지 싸워준 박종팔을 향해, 우렁찬 박수와 함께 “박종팔!”을 연호해 현장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판정승’을 거둔 정민호는 “너무나 영광스러운 시합이었다, 선배님에게 맞아보니, 왜 세계 챔피언이었는지 느낄 수 있었다”고 밝혔다. 뒤이어 대한민국 복싱의 레전드인 박종팔이 ‘미래의 레전드’ 정민호에게 메달을 걸어주며, 50일의 기적 같은 도전이 마무리됐다.
방송 후 시청자들은 “34년 만에 다시 링 위에 올라선 것 자체만으로 기적, 그 자체였습니다”, “국내에서 이길 상대가 없는 ‘현역 최강’ 정민호 선수를 상대로 멋진 한 방을 보여주는 모습에 감동받았습니다!”, “대한민국 권투 역사에 길이 남을 명승부였습니다!”, “현역을 상대로 최선을 다한 박종팔 레전드와, 멋진 승부 후 큰절로 예우를 갖춘 정민호 선수 모두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이번 방송을 계기로 다시 복싱계가 살아났으면 좋겠습니다” 등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편 스포츠계 ‘레전드’와 ‘최강 현역’의 빅매치를 성사시켜 역대급 명승부를 벌이는 MBN ‘국대는 국대다’는 매주 토요일 밤 9시 20분 방송되며, 다음 레전드로는 ‘한국 레슬링의 전설’ 심권호가 복귀전에 나서 5월 7일 시청자들을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