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FA 자원이지만 좀처럼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키움 히어로즈 한현희. IS 포토 FA(자유계약선수)까지 가는 길이 유독 험난하다. 사이드암스로 한현희(29·키움 히어로즈)의 얘기다.
한현희는 지난 25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전날 열린 KIA 타이거즈전에 선발 등판, 2와 3분의 1이닝 6피안타(1피홈런) 9실점(8자책점) 하며 부진하자 곧바로 2군행을 통보받았다. 구단 관계자는 "부상이 있는 건 아니다.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 엔트리를 조정했다"고 말했다. 한현희는 KIA전이 올 시즌 첫 등판이었다.
스텝이 제대로 꼬였다. 한현희는 지난해 방역 수칙 위반 문제로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했다. 시즌 중 원정 숙소를 이탈해 외부인과 술을 마신 게 적발돼 7월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36경기 출전 정지와 제재금 500만원 처분을 받았다. 구단의 15경기 출전 정지 자체 징계까지 더해져 총 51경기를 뛰지 못했다. 시즌 말미 1군에 복귀했지만, 등록일수 부족으로 FA 자격 취득이 1년 미뤄졌다. KBO리그는 한 시즌을 온전히 인정받으려면 그해 등록일수 145일을 넘겨야 하는데 한현희의 2021년 등록일수는 103일에 그쳤다.
지난 1월에는 개인 훈련 중 공을 잘못 밟아 발목 인대가 손상됐다. 이 부상으로 2월 스프링캠프 합류가 불발됐고 개막전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두 달 넘게 재활 치료에만 전념해 지난 7일 2군(퓨처스)에서 부상 복귀전을 치렀다. 하지만 성적이 기대 이하였다. 2군 3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8.38(9와 3분의 2이닝 9자책점), 피안타율은 0.386로 4할대에 육박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성적 부진에도 한현희를 1군에 콜업해 기회를 줬지만, KIA전 부진으로 엔트리를 재조정했다.
한현희는 선발과 중간, 마무리 투수가 모두 가능한 전천후 자원이다. 경남고 졸업 후 프로에 뛰어들었고 곧바로 1군에 데뷔해 많은 경험을 쌓았다. 2019년 7월에는 역대 최소 경기(336경기) 개인 통산 100홀드를 달성했다. 2015년과 2018년에는 두 자릿수 승리를 따내기도 했다. 일반적인 투수 FA보다 나이가 어려 시장 가치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부터 이어져 온 징계와 부상, 부진이라는 변수가 만만치 않다.
한 구단 관계자는 "한현희는 올 시즌이 끝나면 FA로 풀리는 게 기정사실이다. 워낙 경험이 많은 투수지만 몸값이 정점을 찍었을 때보다 가치에 물음표가 찍힌 것도 사실이다. 잔여 시즌에 반등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