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신인 내야수 김도영. 사진=정시종 기자 jung.sichong@joongang.co.kr '슈퍼 루키' 김도영(19·KIA 타이거즈)이 힘겹게 프로 첫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김도영에게 프로 첫 한 주는 험난했다. 개막 전까지 세간의 시선이 모두 그를 따라다녔다. 1차 지명 때부터 시속 155㎞ 이상 강속구를 던지던 지역 라이벌 문동주(한화 이글스)와 이른바 '문·김 대전'으로 관심을 샀다. 1루까지 3.6초대에 도달할 수 있는 스피드 덕분에 '제2의 이종범'이라는 화려한 수식어까지 그에게 붙었다. 프로에서 첫인상까지 화려했다. 시범경기에서 타율 0.432(1위) 2홈런 3도루를 기록하며 그를 따라다니던 높은 평가들을 모두 '진짜'로 만드는 듯했다.
그러나 개막 후 7경기에 출장한 11일 기준으로 김도영의 타율은 0.080(25타수 2안타)에 불과하다. 장타는 물론 도루까지 단 하나도 없다. 물론 프로 무대가 낯선 신인이라면 이상하지 않은 성적표지만, '슈퍼 루키' 김도영이었기에 아쉬운 목소리가 이어졌다.
그나마 0이었던 타율을 끌어올렸던 건 9일 SSG 랜더스전에서였다. 9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한 김도영은 6회 1사 1루 상황까지 노히트 행진을 이어가던 김광현의 시속 147㎞ 강속구를 쳐냈다. 이날 경기 팀의 첫 안타이자 김도영 개인의 커리어 첫 안타였다. 김도영은 이어 8회 초에는 좌중간 안타로 시즌 2호 안타까지 추가해 팀의 추격에 힘을 보탰다.
첫 안타 덕분에 이날 경기 주인공이었던 김광현 못지않은 주목도 받았다. 김광현은 9일 경기 후 김도영과의 맞대결을 묻는 말이 나오자 "많은 분이 기대하는 중요한 매치업에서는 어떻게든 정면승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김도영이 기죽지 않고 잘했으면 좋겠다. 그런 신예가 등장해야 야구 인기도 더 많아진다. 다음에는 나도 안타를 맞지 않게 잘 던질 것"이라고 응원과 함께 격려를 전했다.
사령탑으로 김도영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김종국 감독도 김도영이 성장통을 이겨내길 기다리고 있다. 김종국 감독 역시 대형 유망주 출신이다. 고려대 시절 당시 연세대였던 박재홍의 라이벌로 꼽혔고 해태 타이거즈(KIA 타이거즈의 전신) 역대 최고액인 2억 3000만원을 받고 입단했던 그다. 기대치에 비해 잠재력이 긴 시간 터지지 않았지만, 2001년 이후 달라진 공격력과 빠른 발을 바탕으로 김 감독은 국가대표 2루수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했다.
김종국 감독은 10일 "김광현에게 친 첫 안타가 있지만 그다음 타석 안타를 쳤다는 것을 더 긍정적으로 본다"며 "두 안타로 자신감을 지니면서 한편으로는 타석에 들어갈 때는 편안하게 '신인이니까'라고 생각하고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종국 감독은 이어 "본인도 아마 부담스러울 거다. 안타 하나 쳤다고 매스컴이 주목한다. 부담스럽겠지만, 그 정도는 즐기고 이겨내야 하는것 같다"며 "그래야 스타나 슈퍼스타로 갈 수 있지 않을까. 그 정도쯤은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이겨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