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프로야구 SSG 랜더스와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 SSG 김광현이 역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광현(34·SSG 랜더스)이 돌아왔다.
김광현은 지난 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시즌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1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로 한국 복귀전 승리를 거뒀다.
이날 김광현이 기록한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51㎞. 전성기 못지않은 구위였다. 5회까지 퍼펙트 행진을 이어갔고 투구 수도 61구에 불과했다. 6회 초 이우성에게 볼넷, 신인 김도영에게 데뷔 첫 안타를 허용했으나 실점하진 않았다. 6이닝 무실점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3자책점 이하)로 에이스의 임무를 완수했다.
이날 인천 SSG랜더스필드에는 2만1005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만원 관중(2만3000명)을 달성하지 못했지만, 올 시즌 프로야구 경기 중 처음으로 2만 관중을 넘겼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2년 만에 100% 관중을 받기로 한 KBO리그로서는 반가운 소식이었다.
SSG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허구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도 이날 경기장을 찾았다. SK 와이번스(SSG의 전신)의 모든 우승을 함께 했고,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 후 돌아온 김광현의 복귀전이기에 가능했던 그림이다. 선발 라인업 소개 때 김광현의 이름이 불리자 팬들은 홈과 원정을 가리지 않고 뜨겁게 환호했다. 김광현도 1루와 3루를 향해 한 차례씩 허리를 숙여 감사 인사를 전했다.
김원형 SSG 감독도 에이스의 호투에 활짝 웃었다. 김 감독은 10일 인터뷰를 통해 "정말 오랜만에 팬들이 구장을 거의 가득 채웠다. (복귀전이기도 해서) 아무리 김광현이라도 부담스럽겠다 싶었다"라며 "이런 부담감을 이겨내고 공을 던진다는 게 정말 대단하다. 스프링캠프를 정상적으로 소화하지 못했는데도 몸을 잘 만들어 자기 공을 던졌다. 30대 중반 나이가 됐지만 역동적인 투구폼은 여전하다. 역시 김광현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김원형 감독은 "(김광현의) 주 무기 슬라이더가 기대대로 좋았고, 경기 초반 패스트볼에 상대 타자 스윙이 많이 나온 덕분에 효율적인 투구가 가능했다"며 "광현이가 1회만 잘 막는다면 잘 던질 거라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기대가 높았고 결과는 더 좋았다. 김 감독은 "(첫 경기라) 투구 수 80구, 5이닝 정도를 생각했다. 그런데 공격적으로 투구한 덕분에 6회까지 소화했다. 투구 수 제한이 없었다면 7회도 올라갔을 것"이라고 칭찬했다.
김광현이 합류하면서 SSG의 마운드도 한없이 높아졌다. 팀 평균자책점이 1.97, 선발 투수 평균자책점이 0.82(이상 9일 기준)에 불과해 모두 리그 1위에 올라있다. 김광현을 포함해 선발로 등판한 6명 중 구멍을 찾기 힘들다.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지 못한 투수가 외국인 투수인 이반 노바뿐이다. 행복한 고민 끝에 이태양을 불펜으로 돌려야 할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