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후 처음으로 챔피언결정전을 뛴 강이슬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 WKBL] 여자프로농구 청주 KB가 강이슬(28·1m80㎝)의 활약을 앞세워 아산 우리은행을 꺾고 2018~19시즌 이후 두 번째 통합 우승을 향한 첫발을 뗐다.
KB는 10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2021~22시즌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 1차전에서 우리은행을 78-58로 꺾었다. 5전 3선승제로 치러지는 챔프전 첫판을 이긴 정규리그 우승팀 KB는 통합 우승을 향한 기대를 더 높였다. 지난 시즌까지 챔프전 1차전 승리 팀이 최종 우승할 확률은 69%(29회 중 20회)였다. KB는 올 시즌 우리은행과의 정규리그에서 3승 3패를 기록했다.
이날 경기를 앞둔 KB에는 큰 악재가 있었다. 올 시즌 최우수선수(MVP) 등 7관왕에 오른 ‘국보 센터’ 박지수와 ‘국가대표 슈터’ 강이슬이 각각 고관절 부위와 발목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경기 전 김완수 KB 감독은 “좋은 상황이 아니지만, 뛰겠다는 박지수의 의지가 강했다. 강이슬도 휴식 후 훈련을 재개했는데 몸 상태가 좋지 않다”며 걱정했다.
그러나 KB의 공격력은 여전했다. KB는 올 시즌 팀 평균 득점 1위(78.7점)를 기록했다. 강이슬이 공격을 이끌었다. 25분 24초를 뛰면서 3점 슛 1개를 포함해 14점 5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맹활약했다. 1쿼터부터 연이은 레이업 득점으로 9점을 기록하는 등 지난 2012~13시즌 데뷔 후 처음 뛴 챔프전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포워드 김민정과 박지수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었다. 김민정은 1쿼터에만 야투 성공률 100%(4개 시도)를 기록하며 총 14점 2리바운드를 기록했다. 1쿼터 중반 상대 선수와 경합 중 쓰러지며 잠시 코트를 떠났던 박지수도 12점 18리바운드로 더블 더블을 기록했다. 우리은행 박지현이 18점으로 분투했지만, 패배를 막지는 못했다.
KB는 1쿼터부터 골 밑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며 리드를 잡았다. 1쿼터 중반까지 우리은행과 엎치락뒤치락했던 KB는 강이슬의 연속 속공으로 앞서나갔다. 강이슬은 올 시즌 3점 야투상과 3득점상을 거머쥔 리그 대표 슈터. 벤치에서 휴식을 취한 박지수가 돌아오자 KB는 점수 차를 더 벌렸다. 2쿼터에만 6점·10리바운드를 기록한 박지수의 활약으로 전반을 42-33으로 마무리했다.
시간이 갈수록 KB는 더 강해졌다. 우리은행은 지난 7일 플레이오프(PO) 2차전을 치른 후 휴식 기간이 짧았던 탓에 후반에 이르자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3점 성공률이 23%(7개 성공/31개 시도)에 그칠 만큼 외곽 싸움에서도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KB는 4쿼터 중반까지 24점 차까지 달아났다. 우리은행은 경기 종료 6분여를 남겨놓고 김소니아의 U파울(불필요한 농구행위)까지 나오며 자멸했다.
청주 KB 강이슬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 WKBL] 첫 챔프전에서 승리를 만끽한 강이슬은 승리 요인으로 집중력을 꼽았다. 강이슬은 “‘신나게 뛰고 나오자’라고 생각했다. 즐기면서 뛰다 보니 플레이도 잘 됐다”며 “청주체육관에는 정규리그 때도 관중이 많이 온다. 달랐던 점은 집중력이다. 적극적으로 뛰게 되고 선수들과 소통도 많이 하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청주체육관에는 2145명의 관중이 찾았다.
부상에도 이를 악물고 뛴 강이슬이었다. 그는 “참고 뛸 수 있는 정도여서 괜찮았다. 우승하려면 참아야 한다”며 웃은 뒤 “잘하고 싶다. 우승하고 싶은 간절함에서 세리머니가 자연스럽게 나오더라. 경기에 뛰는 마음가짐이 달랐다. 공 하나, 슛 하나에 더 집중하는 것 같다”고 했다.
양 팀은 11일 휴식 후 12일 같은 장소에서 2차전을 가진다. 강이슬은 “우리은행은 우리와 정규리그 경기를 할 때 3점 슛 성공률이 굉장히 높았다. 오늘 경기에서는 우리의 3점 슛 성공률이 더 높았다. 잘된 부분은 유지해야 할 것 같다”면서도 “우리는 안 될 때 스스로 무너지곤 했다. 턴 오버와 수비 실수 등을 다듬으면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