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스타크 아레나에서 열린 2022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우상혁. 대한육상연맹 제공 높이뛰기 간판 우상혁(26·국군체육부대)이 한국 육상의 역사를 새롭게 썼다.
우상혁은 20일(현지시간)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스타크 아레나에서 열린 2022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4㎝를 뛰어넘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선수가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에서 메달을 딴 건 이번이 처음. 종전 최고 성적은 손주일이 1995년 스페인 바르셀로나 대회 남자 400m에서 기록한 5위다.
우상혁은 첫 번째 높이인 2m15㎝를 스킵 후 2m20㎝을 시작으로 2m24㎝, 2m28㎝까지 1차 시기에 가볍게 넘었다. 2m31㎝을 1, 2차 시기에 실패해 메달권에서 멀어지는 듯 했다. 하지만 압박감을 이겨내고 3차 시기에 성공했다. 이어 2m34㎝까지 깨끗하게 넘어선 뒤 포효했다.
우상혁은 2m34㎝에 도전한 4명의 선수가 모두 실패해 금메달을 확정했다. 금메달 확보 후 자신이 보유한 한국 기록(2m36㎝)보다 1㎝ 더 높은 2m37㎝에 도전했지만 1, 2차 시기에선 바를 건드렸고 3차 시기 도전은 포기했다. 군인 신분인 그는 특유의 거수경례 세리머니로 금메달을 자축했다.
이날 경기에서 2m32㎝ 이상을 뛰어넘은 건 우상혁이 유일했다. 그만큼 경기력이 월등했다. 시상식에선 자신의 우상인 스테판 홀름(스웨덴)으로부터 메달을 받아 더 큰 의미가 있었다. 우상혁은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해서 기분이 좋다. 세계챔피언이라는 타이틀에 대한 부담감이 있겠지만, 다시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2020 도쿄올림픽에 출전, 일정을 마친 육상선수들이 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남자 높이뛰기에서 한국신기록 2m35를 세우며 4위를 차지한 우상혁과 김도균 코치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인천공항=정시종 기자 jung.sichong@joongang.co.kr /2021.08.03. 우상혁은 현재 남자 높이뛰기 최강자다. 그는 지난해 도쿄올림픽에서 2m35㎝의 한국 기록을 세우며 4위에 올랐다. 육상 트랙·필드에서 한국 선수가 올림픽 결선에 나선 건 1996년 애틀랜타 대회 남자 높이뛰기 이진택(당시 8위) 이후 25년 만이었다.
올림픽에서 한국 육상 사상 최고의 성적을 거둔 뒤 더 강해졌다. 지난 2월 체코 후스토페체 세계육상연맹 인도어(실내) 투어에서 한국 기록을 1㎝ 경신하며 우승했다. 같은 달 슬로바키아 반스카 비스트리차 인도어 투어에서도 2m35㎝를 넘어 포디엄 가장 높은 자리에 올랐다. 2021년 실외 남자 높이뛰기 세계랭킹 1위 일리야 이바뉴크(러시아)를 4㎝ 차이로 제쳤다.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를 제패한 우상혁은 더 큰 무대로 향한다. 오는 7월 15일부터 24일까지 미국 오리건주 유진에서 열리는 실외 세계육상선수권대회다. 실외 세계선수권 트랙·필드 종목에서 메달을 딴 한국 선수는 아직 없다. 1999년 스페인 세비야 대회 남자 높이뛰기에서 이진택이 기록한 6위가 최고 성적. 우상혁은 올해 남자 높이뛰기 선수 중 최고 기록(2m36㎝)을 보유하고 있어 실외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물론이고 항저우 아시안게임 유력 금메달 후보다.
우상혁은 여덟 살때 교통사고로 오른발을 다친 후천적 '짝발'이다. 발의 크기가 다르니 밸런스가 잘 맞지 않아 균형 감각이 떨어졌다. 불리한 신체조건을 극복하기 위해 누구보다 많은 땀을 흘려야 했다. '연습벌레'로 통하는 그는 "7월 오리건 세계육상선수권대회와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