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애플TV+ 제공 월드 클래스 배우들이 ‘파친코’를 위해 손을 잡았다. 나이도 성별도 언어도 다르지만, 배우 윤여정과 진하가 그려내는 자이니치 가족의 80년 대서사는 시청자들에게 공감의 울림을 안길 예정이다.
윤여정과 진하는 애플 TV+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 - Pachinko에서 자신의 과거를 마주하며 맞서 싸워야 하는 위치에 서게 된 노년의 선자 역을, 선자의 손자이자 차별로 인해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는 솔로몬 백 역으로 열연을 펼쳤다. 두 사람은 오늘(18일) 오후 온라인으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시대의 아픔과 민족성, 작품의 비하인드를 털어놨다. 사진=애플TV+ 제공 -‘파친코’는 일제강점기 전후 역사적 사실을 다룬다. 작품에 참여하는 부담감은 없었나. 윤여정 “부담감은 없었다. 많은 젊은 사람들이 (‘파친코’에 나오는) 역사는 잘 모른다. 그런데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머니는 늘 한이 있었지만, 나만 해도 내가 직접 경험한 것이 아니라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이제는 세상이 좋아졌으니 서로 미워하지 않았으면 한다.” 진하 “부담보다는 책임감을 느꼈다. ‘어떻게 하면 진정성 있고 정확한 방법으로 작품을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것이 내 목표이기도 했다. 또 애플에서 한 작업에 아시아계 미국인으로서 참여할 수 있는 게 드문 기회였다. 이번 작품이 잘 돼서 이런 이야기의 작품이 나왔으면 하는 부담감은 있다.”
-‘파친코’를 촬영하며 자이니치의 삶에 대해 많이 알게 됐을 것 같다. 촬영을 마친 상황에서 자이니치에게 국적이 어떤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하나. 윤여정 “나도 많이 배웠다. 작품을 할 수 있게 돼서 부끄럽지 않게 생각한다. 선자의 여정을 담을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고, (역사의) 한 부분을 표현할 수 있어서 의미 있었다고 생각한다.” 진하 “이 작품을 준비하면서 자이니치 커뮤니티와 역사에 대해 설명을 다 할 수 없을 정도다. 위키피디아 50페이지를 띄워놨을 정도로 많은 공부를 했다. 정말 많이 배운 것은 솔로몬 백이라는 캐릭터로 다른 캐릭터와 호흡했다는 것이다. 촬영장 안팎에서 감독들, 캐스트들, 총 책임자와 이야기 나누며 많은 배움을 느꼈다.” 사진=애플TV+ 제공 -솔로몬 백을 연기할 때 어떤 부분에 중점을 뒀나. 또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솔로몬 백에 공감이 됐나. 진하 “쉽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언어적인 부분이다. 간사이와 도쿄 방언을 해야 하고 한국어도 구사해야 해서 기술적으로 어려운 면이 있었다. 이러한 언어가 솔로몬 백의 정체성이기도 하다. 그런 면에서 캐릭터에 많이 공감할 수 있었다. 7살~8살 때 쯤 (해외로) 이사를 가서 ‘내가 살아가는 사회에 동화되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다. 이런 부분을 솔로몬을 연기하면서 많이 상기했다.”
-선자가 부산으로 돌아오는 장면은 드라마 ‘파친코’에서 새롭게 창조된 신이다. 이 신을 찍을 때 어떤 느낌이 들었나. 윤여정 “그 장면을 넣은 게 참 좋았다. 선자가 타지에서 고생해 성공하고 난 후 아들과 함께 아버지의 무덤을 바라보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다만 그날 비를 뿌리는 바람에 열심히 준비한 표정 연기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건 아쉽다.” 사진=애플TV+ 제공 -‘파친코’의 어떤 요소가 글로벌 시청자에게 공감을 줄 것 같은가. 진하 “‘인간애’라는 부분이 전 세계 시청자들과 공감이 되었으면 한다. 그와 비슷하게 이 작품에 있는 모든 선자, 솔로몬 백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으면 한다. 일단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내가) 아시아계 미국인이기 때문에 이민자라는 부분에 공감이 됐다.”
-‘파친코’에 나오는 경계에 선 사람들의 피해는 내셔널리즘에 따른 것이라고 보인다. 이는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서 보듯 현재 진행형이라고 생각하는데, ‘파친코’가 그런 대립각에 새로운 희망으로 대두될 수 있다고 생각하나. 윤여정 “드라마 하나가 사람의 마음을 바꿀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6.25 전쟁을 겪은 사람으로서 전쟁이 안 일어나길 바란다. 살수록 세상을 잘 모르겠다.” 진하 “똑같이 생각한다. 작품이 할 수 있는 일은 전쟁이 일어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에 대해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현재도 그러한 일이 일어나고 있고 비단 우크라이나에서만 국한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전쟁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눠야 하고, 많이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세상에 요즘 많은 두려움이 도사리고 있는데, ‘파친코’가 타자에 대한 두려움을 풀어낼 수 있는 작품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