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프로야구 키움히어로즈와 LG트윈스의 시범경기가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안우진이 선발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 고척=김민규 기자 kim.mingyu@joongang.co.kr /2022.03.15/ 제구되는 파이어볼러. 오른손 투수 안우진(23·키움 히어로즈)이 '완성형 투수'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안우진은 지난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3이닝을 3피안타 2탈삼진 1실점으로 막았다. 그가 뿌린 강속구 최고 구속은 시속 156㎞. 투구 수 33개 중 스트라이크가 21개였다.
안우진의 강점은 빠른 공이다. 지난해 직구 평균구속이 시속 150.9㎞. 야구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시속 150㎞ 이상 직구 비율이 전체 투구 대비 16.1%로 리그 1위였다. 국내 투수 중 이 수치가 두 자릿수인 건 안우진과 고우석(LG 트윈스·11.9%)이 유일했다. 고우석의 보직이 불펜이라는 걸 고려하면 선발 투수 중에선 안우진의 빠른 공 비율은 압도적이었다.
보완점이 없는 건 아니다. 공이 빠른 만큼 영점이 잘 잡히지 않았다. 데뷔 시즌인 2018년 9이닝당 볼넷이 6.1개. 이듬해 3.67개로 낮췄지만 매년 KBO리그 평균보다 수치가 높았다. 잦은 볼넷은 투구 수 증가와 연결돼 선발로 긴 이닝을 소화하는 데 어려움이 따랐다. 공교롭게도 개인 최저 볼넷을 기록한 지난해 커리어 하이 8승을 따냈다. 개인 성적을 좌우하는 포인트 중 하나가 볼넷인 셈이다.
안우진은 최근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지난 시즌 제구를 신경 써서 던졌다. 그래서 다른 시즌보다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며 "제구의 중요성을 배운 시즌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캠프에서도 제구와 커맨드를 가장 신경 쓰고 있다. 빠른 공을 던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황에 따라 어떤 공을 던질지와 원하는 곳에 던질 수 있도록 제구력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안우진은 최근 왼손 타자 피안타율을 크게 낮췄다. 2019년 0.323이던 수치를 2020년(0.183)과 2021년(0.209)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왼손 타자를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는 비결도 결국 제구였다. 그는 "코칭스태프와 전력분석팀의 조언을 많이 듣는다. 변화구를 적절하게 활용한 게 효과를 보고 있는 것 같다"며 "지난해에는 커브와 체인지업의 제구가 되면서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송신영 키움 투수코치는 "안우진은 지금도 좋은 제구와 구위를 갖고 있다. 조금 더 자기 공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투구한다면 더 강한 투수가 될 수 있을 거"라고 독려했다.
안우진은 2022시즌 3선발이 유력하다. 외국인 투수 에릭 요키시와 타일러 애플러 다음 중책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워낙 구위가 빼어난 만큼 요키시와 원투 펀치로 활약할 가능성도 있다. 그는 "편한 보직은 없는 것 같다. 어떤 보직이든 장단점이 있다"며 "2021시즌은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운 시즌이었다. 좋은 메커니즘에서 던지는 공은 비슷한 스피드여도 타자들이 다르게 느끼는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아프지 않고 풀타임을 뛰는 게 목표다. 지난해 KT 위즈가 우승하면서 10개 구단 중 우리 팀만 우승 경험이 없다. 팀이 우승하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