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보기 앱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의 상반기 상장이 어려울 전망이다. 2월 말까지 예정됐던 상장 예비심사청구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업계 안 팎에서는 컬리의 상반기 상장이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평가가 흘러 나온다.
2일 유통업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컬리는 2월 말까지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지 않았다.
컬리는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당초 1월에 한국거래소에 예비심사를 청구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이 미뤄졌다. 상장심사 기간은 영업일 기준 45일로 보통 두 달 반 가량 소요된다. 여기에 다른 이슈가 있으면 이 기간은 연장될 수 있어 3∼5개월 정도 걸릴 수 있다.
상장 간소화 제도인 패스트트랙 제도를 활용하면 석달 만의 상장도 불가능하지 않다. 그러나 자기자본 4000억원 이상, 매출 7000억원, 세전 이익 300억원 이상의 요건을 채울 때 가능하다. 컬리의 영업손실은 2020년 1163억원에 달했다.
컬리는 조만간 상장을 신청한다는 방침이지만, 업계에서는 목표로 했던 상반기 상장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는 배경이다.
컬리의 상장 신청이 늦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김슬아 대표의 낮은 지분율이다. 2020년 말 김 대표의 지분율은 6.67%였다. 지난해 4700억원 이상을 외부에서 투자받는 등 투자자들의 지분이 늘어나면서 현재 김 대표의 지분율은 이보다 더 낮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거래소는 상장 후 경영 안전성을 담보하기 위해 20% 이상 우호지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재무적 투자자들이 2년 이상 지분을 팔지 못하도록 상당 기간 보호예수기간을 설정하는 방안을 컬리에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해외 투자자들의 동의를 얻는 데 난항을 겪으면서 상장 신청이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국내 증시 상황이 좋지 않은 점도 상장 신청이 지연되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컬리의 지난해 12월 홍콩계 사모펀드 앵쿼에쿼티파트너스(앵커PE)로부터 프리IPO(상장 전 투자유치)를 유치하며 4조원의 기업가치를 평가 받았다. 따라서 목표 시가총액은 5조~6조원 안팎에서 형성될 전망이다.
컬리 측은 "목표대로 추진하고 있다"며 구체적 일정은 언급하지 않았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