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원(48) 감독이 이끄는 광주대는 지난달 27일 경남 통영공설운동장에서 끝난 제58회 춘계대학축구연맹전 통영기 결승전에서 중원대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이겼다. 지난해 이 대회 한산대첩기에서 우승을 거둔 광주대는 춘계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통산 세 번째(2013, 2021, 2022년) 우승이다.
우승으로 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예선 첫 경기 아주대(2-3 패)에 일격을 당했다. 이후 아주대(1-0 승), 호남대(2-1 승), 가톨릭관동대(1-0 승)를 상대로도 고전했다. 준결승에서는 동의대를 승부차기 끝에 이겼다. 결승전도 전반 41분 선제골을 넣었지만, 후반 7분 동점 골을 내준 후 승부차기까지 갔다. 승부차기에서 골키퍼 전병훈의 세 차례 선방으로 힘겹게 우승했다.
대회 최우수감독상을 받은 이 감독은 경기 종료 후 “지난해 우승한 데 이어 대회 2연패 부담감이 있었다. 어렵게 우승하게 돼 너무나 감격스럽다”며 “내년에 3연패를 하라는 뜻으로 생각하고 더 열심히 하겠다”고 운을 뗐다. 이 감독은 승부차기를 앞두고 신입생 골키퍼 전병훈에게 “네가 동점 골을 허용했으니 책임져다오라고 말했다”며 껄껄 웃었다.
광주대는 지난해 결승에서 제주국제대에 5-1로 완승했다. 빠르게 빌드업(공격 전개)하는 축구가 강점이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내내 쉽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이 감독은 “지난해 선수들은 전체적으로 특징이 강했다. 기량이 좋았다. 하지만 그들은 모두 (프로 등으로) 떠났다. 새 판을 짜서 나왔다. 상대를 제압하는 힘이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도 이 감독의 전략이 통했다. 결승전에서 대회 기간 사용하던 포메이션이 아닌 다른 포메이션을 사용하는 강수를 뒀다. 이 감독은 “후배들이 잘 뒷받침해준 것 같다. 예선부터 3-4-3 포메이션을 쓰다가 결승에서 3-5-2로 바꿨다. 에너지를 비축하다가 후반에 승부를 보려고 했는데 잘 맞았다”며 했다.
광주대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이 감독은 “나는 볼 점유율을 높여서 하는 축구를 추구한다. 올해는 카운터 어택(역습) 등 선 굵은 형태의 축구를 염두에 두고 시즌을 준비해왔다”며 “조금 더 관중에게 재미있는 축구를 보여드리고 싶다. U리그와 다음 대회에서는 빠른 템포의 축구를 준비해서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