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예바가 18일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마치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중앙일보 김경록 기자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금지 약물 논란으로 베이징 동계올림픽 이슈 중심에 선 러시아 피겨스케이팅 여자 선수 카밀라 발리예바에 대해 언급했다.
바흐 18일 중국 베이징 동계올림픽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결산 인터뷰에서 "이번 대회는 슬픈 스토리도 있었다. 그 중 하나가발리예바"라고 전했다.
발리예바는 피겨스케이팅 여자 단체전에서 소속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금메달을 이끌었지만, 이후 도핑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온 사실이 알려졌다.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는 지난해 12월 러시아피겨선수권에서 채취한 발리예바의 소변 샘플에서 금지 약물 성분이 검출된 사실을 알고 일시 자격 정지를 처분을 내렸다가, 선수 측 반발로 철회했다. IOC,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이에 대해 제소했지만, CAS는 기각 결정을 내렸고, 발리예바도 여자 싱글에 문제없이 출전했다.
발리예바는 쇼트 프로그램에서는 1위에 올랐지만, 프리스케이팅에서는 점프 실수를 연발하며 무너졌다. 최종 순위는 4위. 경기 후 오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전담 코치 에테리투트베리제 코치가 발리예바를 향해 "왜 포기했나. 왜 싸우길 멈췄나. 나에게 설명하라"라며 싸늘한 표정으로 추궁하는 장면이 중계방송을 통해 전파를 탔다. 논란이 또 다른 논란을 낳았다.
바흐 위원장은 올림픽 관련 결산을 하는 과정에서 발리예바를 언급하며 "굉장히 심란했다"라고 전했다. 일련의 논란 속에 중압감을 이기지 못한 어린 선수를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본 것. 바흐 위원장은 "나도 선수 출신이라 알지만, 이 선수가 받았을 중압감은 상상이 어렵다. 아주 힘들었을 것이고, 그대로 나가고 싶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투트베리제 코치의 태도에 대해 "측근들이 선수를 대하는 장면을 봤는데 소름끼칠 정도로 냉담했다. 섬뜩했다. 위로하는 게 아니었다. 몸짓에서도 거리감과 무시하는 것을 느꼈다 '어떻게 저렇게 냉정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발리예바는 소변 샘플에서 금지 약물 성분이 검출된 이유에 대해 "심장병이 있는 할아버지와 같은 컵을 썼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설득력이 떨어지는 해명으로 여겨지고 있다. 오히려 투트베리제 코치 등 지도자 차원의 모략이 의심되고 있다.
바흐 위원장은 "모든 진실이 밝혀지면 이 사건과 관련된 사람들이 책임을 질 것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