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정이 세계 최고 자리를 지켜냈다. 16일 중국 베이징 캐피탈인도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여자 1500m 결승전에서 2분17초789를 기록,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며 금메달을 획득했다.
최민정은 4년 전 평창 올림픽에 이어 1500m 2연패를 해냈다. 이날 준결승전에서 올림픽 신기록(2분16초831)을 경신한 그는 세계 기록까지 함께 보유하며 이 종목 '최강' 선수임을 증명했다.
베이징 대회 세 번째 메달이기도 하다. 개인전 1000m, 여자 계주 3000m에서도 은메달을 땄다. 개인 통산 올림픽 다섯 번째 메달이기도 하다. 한국인 동계 종목 최다 메달(5개) 획득 타이기록이다. '라이벌' 수잔 슐팅(네덜란드)과 아리아나 폰타나(이탈리아)와의 마지막 경쟁에서도 웃었다.
한국 선수단은 베이징 대회 두 번째 금메달을 얻었다. 여자 쇼트트랙은 '노골드'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1000m 은메달 획득 후 눈물을 흘렸던 최민정은 이날은 환하게 웃었다. 도움을 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 1500m 올림픽 2연패를 달성했다. "너무 좋다. 믿기지 않는다. 주변에서 나에게 '무조건 할 수 있다'고 얘기해줬다. 좋은 결과로 보답해 다행이다."
- 결승전에서는 처음부터 선두로 치고 나서는 전략을 썼다. "경우의 수가 많았고, 상황에 맞춰서 적용했다. 생각했던 부분이 잘 맞아떨어졌다. 준준결승부터 경기가 잘 풀렸다."
- 금메달 획득 원동력을 꼽자면. "좋은 성적이 따라오면 좋겠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건 스스로와의 싸움에서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과거의 나를 넘어서는 게 관건이었다. 그 생각만으로 준비했다."
-기술적으로 발전했다고 느끼는 점은. "대회 초반에 잘 안 풀렸을 때. 당황하지 않고 최대한 침착한 자세를 가진 게 개인 두 번째 올림픽에서 달라진 점이었다. 속력도 평창 때보다 올라왔다고 생각한다. 그 덕분에 상향 평준화가 된 상태에서도 어느 정도 경쟁이 가능해졌다고 생각한다."
- 준준결승전에서 장내 전산 문제가 있었다. "계속 돌고 있는데 피니쉬 라인 코너에 있는 잔여 바퀴 수가 11바퀴에서 그대로 멈춰있었다. 기록도 마찬가지였다. 코치님에게 '남은 바퀴 수를 불러달라'고 요청했고, 4~5바퀴가 남았을 때부터 다시 알았다. 레이스를 조절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결과적으로 좋은 결과를 얻어 다행이다."
- 오늘은 울지 않았다. "경기를 마친 후 너무 힘들었다. 이미 1000m 결승전에서 은메달을 딴 후 많이 울고, 털어냈다. 3000m 계주와 오늘 1500m가 끝난 후에는 마냥 기뻤다."
- 평창 대회와 기분이 다른가. "아주 다르다. 대회 마지막 종목이기도 했고, 금메달이 없는 상황에서 2연패에 도전하는 상황이었다. 신경 쓰이는 부분이 많았다. 좋은 결과로 이어져 다행이다."
- 베이징 대회는 최민정에게 어떤 의미인가. "사실 평창 대회에서 올림픽 경험을 했기 때문에 경험 쌓여서 베이징 대회는 적응을 잘할 줄 알았다. 올림픽답게 예상보다 힘든 레이스가 많았다. 마무리가 좋아서 다행이다."
- 라이벌 수잔 슐팅과의 마지막 승부에서 이겼다. "경기가 끝나고 아리아나 폰타나, 슐팅 선수와 '평창 대회 개인전과 결과가 같다'는 얘기를 나눴다. 좋은 선수들과 지난 4년 동안 경쟁하며, 발전할 수 있었다. 선수로서 행운이다."
- 대회 30일을 남겨두고 가진 미디어데이에서 '역시 쇼트트랙은 한국'이라는 말을 증명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지켜냈다. "“나뿐 아니라 모든 선수가 많이 노력하면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다. 덕분에 그 말을 지켜낼 수 있었다. 국가대표로서 책임감을 느꼈다. 감사했다."
- 한국인 동계 종목 최다 메달 타이(5개)를 기록했다. "평창 올림픽을 치를 때도 베이징 올림픽은 생각하지 못했다. 이번 대회 준비 과정에서도 2026 밀라노 대회까지 바라볼 겨를이 없었다. '성적에 연연하지 말자'라는 생각을 했는데, 그런데도 좋은 결과가 따라와서 기분이 좋다. 나 혼자 잘한 게 아니다. 모두 많이 도와줬다."
- 1500m 세계 기록, 올림픽 기록까지 보유하게 됐다. "준결승전에서 기록한 올림픽 기록은 예상하지 못했다. 이름이 남아서 좋다. 하지만 기록은 깨지라고 있는 것이다. 신경 쓰지 않는다."
- 계주, 1000m 등 다른 종목에서 아웃코스 공략이 통했다. 체력이 뒷받침됐다. "체력적이 마지막 종목인 1500m에 임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생각했다. 잘 준비했기 때문에 준준결승, 준결승에서 바깥쪽 코스로 치고 나갈 때 문제가 없었다."
- 편파 판정, 예선 탈락 등 초반 대표팀 분위기가 안 좋았다. 전환점은. "황대헌 선수가 10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시점이 아닐까. 그러나 모든 선수들이 대회 초반 힘겨운 레이스를 예상하고, 대비했다. 멘털을 잘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