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 입단식에 참석한 손아섭과 박건우. NC 제공 공룡군단이 더 빨라진다.
지난달 26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손아섭(34)과 박건우(32)의 FA(자유계약선수) 입단식 화두 중 하나는 '발야구'였다. 손아섭은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면서 살을 뺐다. 올 시즌 많이 뛰어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건우도 "소총부대로 가도 나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젠 뛰는 야구, 발야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허투루 한 얘기가 아니다. 두 선수 모두 도루 능력을 갖췄다. 손아섭은 통산 도루가 205개. 2016년부터 세 시즌 연속 20도루 이상을 해냈다. 2016년에는 91.3%의 성공률로 리그 도루 2위(42개)에 올랐다. 통산 도루 성공률은 77.4%다. 박건우는 통산 도루가 82개로 손아섭보다 적다. 하지만 통산 도루 성공률이 79.6%로 80%에 육박한다. 지난 시즌 13번의 도루 시도에 모두 성공했다. 두 자릿수 도루를 기록한 리그 29명의 선수 중 성공률 100%는 박건우가 유일했다.
NC는 한때 도루가 고민이었다. 2019년 팀 도루가 리그 9위였다. 도루 성공률도 65.9%로 리그 평균(70.1%)보다 낮았다. 도루 시도가 적고 성공률도 낮은 총체적 난국이었다. 하지만 2020년과 2021년 각각 4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팀 컬러가 180도 바뀐 배경에는 외국인 타자 에런 알테어가 있었다.
2020년 영입된 알테어는 호타준족 외야수였다. 첫 시즌 22개, 두 번째 시즌 20개로 2년 연속 팀 내 도루 1위에 올랐다. 통산 도루 성공률도 84%(50회 시도 42개 성공)로 높았다. 하지만 이번 겨울 알테어와 재계약이 불발, 팀의 에너지 레벨이 떨어졌다. 새롭게 영입한 외국인 타자 닉 마티니는 검증이 필요하다. 자칫 2019년의 고민을 다시 안을 수 있었지만, 손아섭과 박건우 영입으로 한시름 놓았다. 오히려 알테어의 몫을 두 선수가 해내면 타선이 좀 더 탄력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
NC는 박민우의 복귀도 임박했다. 박민우는 지난해 방역 수칙 위반 문제로 징계받아 50경기 출전에 그쳤다. 통산 도루가 196개인 박민우가 돌아오면 NC를 상대하는 투수들은 '뛰는 야구'를 신경 쓸 수밖에 없다. 박민우-손아섭-박건우로 연결되는 상위 타선의 기동력은 리그 톱 수준. 중심 타자 양의지에게 더 많은 찬스가 연결될 수 있다. NC가 생각하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손아섭과 박건우 영입에 164억원이라는 거액을 투자한 이유이기도 하다.
손아섭은 자신감에 차 있다. 그는 "건우와 뭉치면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