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태동하기 시작해 그 기반이 취약한 국내 말산업의 경우 말 전염병 유행 시 2.6만 여두에 달하는 말과 말산업 관계자에게 코로나19 이상으로 치명적일 수 있다. 코로나19로 정상적인 고객 입장이 불가능해 경마 및 관련 말산업에 이미 큰 피해가 발생한 상황에서 전파력이 강한 전염병까지 유행하게 된다면 말산업에 회복하기 힘든 경제적 피해가 더해질 수 있다.
대표적인 말 전염병 중 ‘말인플루엔자’는 말을 고열, 콧물, 림프절 부종, 기침에 지속해서 시달리게 하는데, 무엇보다 폭발적인 전파력으로 큰 피해를 준다. 감염마로부터 약 45m 근방에 있는 말까지 전염되는 등 단시간 내 다수 말까지 감염시켜 말의 이동과 유통에 제한을 가져와 한 지역이나 국가의 경마, 승마 등 말산업을 전면 중단시킬 수 있다.
‘선역’은 감염 시 고열, 식욕저하, 호흡곤란, 기침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되고 드물게 호흡기외 다른 전신장기로 퍼지는 경우 말이 폐사하기도 한다. ‘일본뇌염’은 사람은 물론 말에도 중요한 질병으로 감염 시에는 고열, 섭식장애, 황달, 점막출혈, 운동부조 등의 신경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실제로 2019년 2월 영국에서는 말인플루엔자 유행으로 모든 경마 개최가 1주간 중단돼 큰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다. 따라서 말에 대해서도 전염병 예방은 필수적이다. 국내 말산업 육성 전담기관인 한국마사회는 말 전염병 전파요소를 차단하고 체계적 말 방역 관리를 위해 ‘전국 말 방역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마사회는 자체 예산 및 농림축산식품부 지원 농어촌구조개선 특별회계를 통해 총 21억원의 사업비를 마련해 전국에 말 방역수의사를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1만9601두의 말에 주요 예방백신 3종(말인플루엔자, 일본뇌염, 선역·파상풍)이 접종되도록 지원했다.
또 농림축산검역본부와 합동으로 전국 1306두의 말을 대상으로 주요 말 전염병 혈청검사를 진행해 국내 말 전염병 현황을 조사하고 조기 유행방지를 위한 데이터를 수집했다. 여기에 유사산 등으로 경주마 생산농가에 큰 손해를 일으키는 법정가축전염병인 ‘말전염성자궁염’ 근절을 위해 더러브렛 번식마 2193두를 대상으로 일제 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마사회의 이런 예방 조치 성과로 작년에 주요 말전염병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를 세계동물보건기구에 보고해 말전염병 발생 없는 청정국 지위를 유지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