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 삼성전자의 주가가 박스권에 갇혀있다가 오랜만에 기지개를 켜는 모습이다. 수요가 살아나면서 반도체 업황이 회복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서다.
21일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1.3% 오른 7만8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들어 삼성전자의 주가는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전일 대비 하락한 4거래일을 제외하고 꾸준히 상승세를 보인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7만1000원대까지 떨어지며 '6만 전자'로 주저앉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지만 보란 듯이 반등했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다운사이클(하강국면)이 예상보다 짧아질 것이라는 전망에 삼성전자의 주가도 활력을 되찾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8월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메모리 시장에 '겨울이 오고 있다'는 제목의 보고서를 냈다. 그리고 약 두 달 만에 '4분기 메모리 가격이 예상보다 덜 나쁘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내년 1분기 D램 가격 예상 하락치는 전 분기 대비 10%에서 7%로 조정했다.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봤는데, 서버·PC용 D램을 찾는 고객이 꾸준할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개발한 LPDDR5X D램. 삼성전자 제공 이런 분위기 속에서 삼성전자는 글로벌 메모리 시장 선두를 굳게 지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43.9%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41.0%, 올해 1분기 41.2%, 2분기 43.2%로 점유율이 3개 분기 연속 올랐다.
삼성전자의 D램 매출액은 평균판매가격(ASP) 상승과 출하량 증가로 크게 늘었다. 3분기 D램 매출은 115억3000만 달러(약 13조74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60.8%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2위 SK하이닉스와의 점유율 격차는 작년 4분기 11.7%포인트에서 올해 3분기 16.3%포인트로 더 벌어졌다.
미국 마이크론은 22.7%의 점유율로 3위에 올랐다. 상위 3개 기업의 점유율이 94.2%에 달했다.
이수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6개월 목표 주가를 12만원으로 잡으며 "메모리 반도체는 2021년 4분기 당사 직접 추정 대비 가격 하락 폭이 제한적일 전망이다. 2022년 3분기에는 D램 반도체 가격 업사이클(상승국면) 진입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또 "비메모리 반도체는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부문 영업이익률이 10% 중반으로 확대하고, 판매가격 상승과 5나노 공정 매출 반영이 기대된다"고 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