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서울 강남의 한 복합쇼핑몰. 거리두기 강화 조치로 한산한 모습이다. 연합뉴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의 확산 조짐에 유통 업계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시행으로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됐지만, 거리두기가 부활하면서 사적 모임 인원이 축소되고 다중이용시설 이용 기준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지난해 연말을 떠올리며 '또다시 12월 특수는 물 건너갔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위드 코로나 한 달여 만인 지난 6일 사적 모임 인원(수도권 6명·비수도권 8명)을 제한하는 새 방역 지침을 본격 시행했다.
최근 코로나 신규 확진자수는 5000명대, 위중증환자수도 700명대로 사장 최대를 기록하고 있고, 여기에 오미크론의 지역 감염 확산도 계속되면서 특단의 카드를 빼든 것으로 해석된다.
새 지침에 맞춰 유흥시설 등에 국한해 적용됐던 코로나19 방역 패스가 식당·카페 등 16개 업종으로 확대 적용됐다. 백신 패스는 고위험시설에 한해 접종 완료자와 진단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사람만 출입을 허용하는 제도다. 사적 모임 인원에서 허용되는 백신 미접종자는 4명에서 1명으로 줄어든다. 미접종자의 경우 2인 이상 사적 모임은 금지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다중이용시설로 방역 패스가 미적용된다. 하지만 매장 내에 위치한 식당, 카페, 실내체육시설은 방역 패스 적용 대상이다.
이런 정부의 방역 재강화에 유통 업계는 난감한 표정이다. 크리스마스부터 연말, 연초로 이어지는 쇼핑 할인 행사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특히 백화점, 대형마트 등 대형 오프라인 유통업체는 감염 우려로 외출을 자제하는 소비자가 늘어날 경우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이번 방역 조치로 직접적인 제재는 없지만,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온라인 쇼핑으로 갈아탈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긴장을 놓을 수 없는 분위기다.
앞서 백화점들은 지난해에도 코로나19 사태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세일 실적이 저조한 바 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지난해 11월 13일부터 29일까지 진행된 연말 정기세일 실적이 전년 대비 8%, 현대백화점은 4.5% 감소했다. 외출을 자제하면서 패션 품목의 판매가 저조했던 것이 부진의 원인으로 꼽혔다.
한 대형 백화점 관계자는 "위드 코로나가 되며 소비심리가 다시 살아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있었으나 새 변이 발생 소식에 긴장 태세에 돌입했다"면서 "언제까지 상황이 계속될지 예단하기 어려워 앞으로의 상황을 살피며 대응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사례가 확인된 가운데 지난 2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면세점업계도 침울하긴 마찬가지다. 트래블 버블 체결 이후 싱가포르, 사이판 등에서 입국한 관광객이 시내 면세점을 방문하면서 어려운 상황이 해결되나 싶었는데, 다시 하늘길이 막혔기 때문이다.
매출 감소세는 이미 나타나기 시작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올해 10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1조6235억원으로 전월의 1조7657억원 대비 8.1% 감소했다.
한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위드 코로나가 시행되면서 직원들도 활기찬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었는데 오미크론이라는 변이가 나와 찬물을 확 끼얹은 상황”이라며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커머스 등 온라인 쇼핑 업계는 반사이익이 예상된다.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가정간편식 등 가공식품은 물론 배달음식 수요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커머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거리두기 조치가 연말까지 이어지는 만큼 크리스마스 선물 수요도 온라인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고 할인 폭을 확대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