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회사원 A 씨는 최근 앱 기반 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집'에 자주 들어간다. 현 거주 중인 아파트의 인테리어 교체를 고민하고 있는데, 오늘의집을 통해 주로 알아보고 있기 때문이다. A 씨는 "처음에는 도배와 장판만 좀 바꾸고 싶은데, 어디서 뭘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더라. 잘못했다가 괜히 큰돈을 쓰게 되지 않을까 걱정도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오늘의집에서 다른 집이 꾸민 것을 참고삼아 도배와 장판, 화장실만 부분 교체하는 것으로 견적을 받았다. 생각보다 비싸지 않아서 지금 공사를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오늘의집이 홈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은 젊은 소비자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 중이다.
최근 오늘의집 운영사 버킷플레이스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월 거래액이 1500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커머스와 시공 중개를 합산한 수치로, 플랫폼 론칭 이후 최고치다. 지난 8월 앱 다운로드 2000만건을 돌파한 오늘의집은 월간 사용자 수(MAU) 540만명을 찍으면서 버티컬 플랫폼(전문몰) 분야 1위에 올랐다.
오늘의집은 원래 온라인 기반 인테리어 커뮤니티로 출발했다. 이후 회원들이 공개한 '온라인 집들이' 등이 큰 인기를 끌면서 2013년부터 인테리어 커머스 전문기업으로 변화를 시작했다. 초기에는 가구·인테리어 소품 등을 주로 팔았지만 이후 시공분야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했다. 인테리어 전문가가 실제로 공사한 3500여 개 시공사례를 살펴보고 실제 소비자의 후기까지 볼 수 있다는 부분이 강점으로 꼽힌다.
사업을 전방위로 확대 중이다. 2019년부터는 시공 중개 사업도 시작했는데, 지난 6월 누적거래액 2000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부분시공 업체 '집다'를 인수해 턴키방식의 시공보다 규모가 작은 부분시공까지 틈새시장을 보강 중이다. 도배와 장판, 욕실과 주방 등 일부 공간만 인테리어를 바꾸길 원하는 수요를 잡기 위해서다.
투자도 잘 받는다. 버킷플레이스는 지난해 11월 글로벌 테크 투자업체 본드캐피털과 기존 국내 투자자들로부터 7000만 달러(약 770억원)의 규모의 시리즈C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내년부터는 2024년 증시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도 준비한다. 버킷플레이스는 오늘의집이 올해 지난해 거래액 8000억원을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내다본다.
인테리어 업계 절대 강자 한샘도 오늘의집의 가파른 성장세에 은근히 신경을 쓰는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한샘이 오프라인에서는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온라인 분야는 사정이 다르다. 젊은 소비자가 많이 찾는 오늘의집이나 '집닥' 같은 앱 기반 몰의 기세가 상당하다. 최근 롯데그룹이 한샘 인수에 시동을 걸면서 그룹 계열사를 동원한 온라인 분야 강화에 공을 들일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고 말했다.
한샘은 자체 이커머스몰 '한샘몰' 입점 업체와 제품 카테고리를 대폭 확대하며 온라인 강화에 나서고 있다. 자사 제품 외에 다양한 기업의 가구를 유치하는가 하면, 중소·소상공인 업체의 가구·가전·조명·생활용품까지 한샘몰에 들였다. 한샘에 따르면 한샘몰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최근 300만명을 넘어섰다. 온라인 연매출 역시 2019년 1700억원에서 작년 2373억원으로 증가세다.
이 관계자는 "오늘의집 장점은 젊고 가볍다는 것이다. 부분시공 중개를 본격화하며 영향력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