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블루투스 이어폰 성능 평가. 삼성전자의 무선 이어폰이 국내 제품 중 유일하게 애플과 나란히 성능 평가에서 만점을 받았다. 그런데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갤럭시 버즈 플러스'(이하 갤버즈 플러스) 폭발 제보가 올라와 안전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26일 한국소비자원이 선호도가 높은 10개의 블루투스 이어폰을 대상으로 성능을 시험·평가한 결과, 삼성 '갤럭시 버즈 프로'(이하 갤버즈 프로)와 애플 '에어팟 프로'가 음향·통화 품질, 외부 소음 제거에서 5개의 별점을 획득했다.
두 제품은 왜곡이나 변형 없이 원음 그대로 재생하는 능력이 뛰어났다. 버스 및 기차 안에서 통화 시험을 해보니 상대방의 목소리도 뚜렷하게 들렸다. 외부 소음은 23dB(데시벨) 이상으로 차단했다.
다음으로 높은 점수를 받은 제품은 LG전자의 '톤플러스'로, 음향 품질은 5개, 통화 품질과 외부 소음 제거는 각각 4개의 별점을 받았다. 엠지텍의 '아이언 V70'은 3가지 항목에서 모두 별점 2개를 받으며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연속 재생 시간은 아이언 V70이 9시간 32분으로 가장 길었고, 샤오미 '홍미 에어닷'은 3시간 53분으로 가장 짧았다.
이번 평가에 쓰인 10개 제품의 평균 가격은 14만4445원이다. 갤버즈 프로(23만9800원), 에어팟 프로(27만9000원) 모두 이보다 비싸다.
안전성 검사는 청력 손상을 초래할 수 있는 최대 음량과 정전기 내성 등 간략하게 이뤄졌다. 삼성과 애플 제품에서는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안전 인증(KC)을 이미 받은 제품들이라 성능에 대한 평가만 했다"며 "관련 부서에서 별도 안전성 평가 진행을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착용 과정서 폭발한 '갤럭시 버즈 플러스'(왼쪽)와 이어폰 모양으로 탄 자국이 남은 의자. 삼성멤버스 커뮤니티 이처럼 성능 측면에서 절대적 우위를 점한 삼성 무선 이어폰이지만, 최근 폭발 논란에 휩싸이며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22일 삼성멤버스 커뮤니티에 2020년 2월 출시한 갤버즈 플러스의 폭발 제보가 올라왔다.
제보자는 자신의 딸이 제품을 착용하려던 찰나에 폭발하면서 튕겨 나가 허벅지에 떨어져 화상을 입었다고 했다. 다행히 이어폰 사용 중에 터진 것이 아니라 귀를 다치지는 않았다.
딸이 놀라서 제품을 던진 의자에는 이어폰 모양으로 선명하게 탄 자국이 생겼다. 제보자는 "귀에서 터졌다면 글을 쓸 상황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고 안도했다.
올해 1월에도 영어학원에서 공부 중인 아들의 주머니 속 갤버즈 플러스가 폭발했다는 글이 올라왔다가 사라졌다.
삼성전자는 원인 파악에 나섰다. 회사 관계자는 "제보자와 계속해서 연락하고 있다. 문제가 된 제품을 직접 살펴봐야 하는데 아직 받아보지 못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모든 전자제품은 출시 전 안전 인증을 받아야 한다. 무선 이어폰의 경우 '외부 단락(쇼트)' '열적 가혹 시험' '과충전 시험' 등을 거친다.
이론상 무한대의 전류가 흐르거나, 기준보다 높은 전압·전류로 충전했을 때 폭발을 초래하면 안 된다. 130도의 높은 온도에서 발화·폭발하는지 역시 살펴본다.
한국소비자원 최고 평가를 받은 '갤럭시 버즈 프로'(왼쪽)와 최근 폭발 논란에 휩싸인 '갤럭시 버즈 플러스'. 삼성전자 제공 이에 한 IT 전문가는 "무선 이어폰이 외부 환경의 극적인 변화가 없는데도 터질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아예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단정 짓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KC마크를 부여하는 국가기술표준원 관계자는 "인증받은 전기차도 리콜하는 사례가 있다"며 "제조·사용 과정에서 여러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인증은 최소한의 시료에 대해 설계에 따라 완벽하게 만든 상태의 안전성을 보는 것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