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1 KBO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롯데 자이언츠 경기. 8회 말 NC 9번 정진기(왼쪽)가 2점 홈런을 친 상황 1루 주자 최정원이 더그아웃에 들어서면서 활짝 웃고 있다. [연합뉴스] '마음을 비웠는데, 왜 재미있는 걸까요.'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팬들이 후반기에 선전하는 NC 야구를 보면서 인터넷 야구 커뮤니티에 남긴 한 줄 평이다.
NC는 지난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 논란 직격탄을 맞았다. 논란의 중심이었던 박석민, 이명기, 권희동, 박민우 등 주전 선수 4명이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72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아 시즌 아웃됐다. 야구팬은 물론 일반 대중들에게 호된 질책을 받으면서 사실상 NC의 올 시즌은 파장한 것처럼 보였다.
그런 NC가 후반기가 시작된 지난 10일부터 22일까지 5승 2무 3패(승률 0.625)로 10개 팀 중 2위를 기록했다. 상위권인 LG 트윈스를 상대로 2전 2승, SSG 랜더스전에서 1승 1패로 활약했다. 이동욱 NC 감독은 지난 10일 후반기를 시작하면서 "10년 전 처음 창단됐을 때 절실했던 그 마음으로 돌아가겠다"고 다짐했다. 이 감독의 깊은 뜻을 선수들이 잘 읽었다.
드류 루친스키를 제외하고 선발 투수진이 약하지만, 불펜 투수진이 호투했다. 이 기간에 불펜 평균자책점인 3.12로 전체 3위였다. 류진욱, 홍성민, 김영규 등이 중간 계투 역할을 잘 해줬다. 빠진 원종현 대신 이용찬을 마무리로 기용하면서 필승조가 한층 묵직해졌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타격이다. 주축 타자들이 줄줄이 빠졌는데도, 이 기간에 팀 타율은 0.261로 2위, 팀 타점은 25개로 1위다. 1군 경험이 적은 새로운 얼굴들이 예상외로 잘하고 있다. 프로 2년 차인 최정원은 타율 0.545(11타수 6안타)로 고공행진 중이다. 국가대표 2루수 박민우의 공백을 잘 메우고 있다.
1군에서 통산 16경기에만 나온 김기환은 타율 0.273(11타수 3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좌익수로 나오고 있는 김기환은 온 몸을 던지는 수퍼 캐치로 수비에서도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내야수 최보성과 김주원 등도 땅볼을 치고도 전력을 다해 달리는 등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 감독은 "최정원, 김기환 등 새로운 선수들이 생각보다 훨씬 잘하고 있다. 좀 더 커 주면 우리 팀의 선수층이 더욱 두꺼워질 수 있다"면서 기뻐했다. NC 팬들은 "2011년 팀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 이름도 얼굴도 생소한 선수들이 참 열심히 했다. 그때처럼 절실함이 느껴져서 경기가 더 재미있다"고 했다.
무명 선수들이 사력을 다하자 베테랑 선배 선수들도 힘을 내고 있다. 양의지는 도쿄올림픽을 다녀온 후 피로가 쌓이고 팔꿈치가 좋지 않았지만, 출전을 강행했다. 그리고 8월 타율 0.467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부진했던 간판타자 나성범도 지난 20일 창원 LG전에서 6회 결승 홈런을 쏘아 올리며 시동을 걸었다.
전반기 무기력했던 모습이 점점 사라지자, NC를 5강 탈락 팀으로 보는 예상도 뒤집어지고 있다. 22일에는 6위에서 4위로 점프했다. 이 감독은 "가을야구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