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레인 톰프슨-헤라(29·자메이카)가 2016 리우올림픽에 이어 두 대회 연속 육상 여자 100m와 200m 챔피언의 자리에 올랐다. 여자 스프린터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육상 100m와 200m ‘더블더블’의 주인공이 됐다.
톰프슨-헤라는 3일 일본 도쿄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육상 여자 200m 결선에서 21초53으로 결승선을 통과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도쿄올림픽 두 번째 금메달이었다.
앞서 톰프슨-헤라는 지난달 31일 여자 100m 결선에서 10초61로 챔피언의 자리를 지키며 올림픽 신기록을 세웠다. 여자 100m 종전 기록은 플로렌스 그리피스 조이너(미국)가 1988 서울올림픽에서 세운 10초62로 33년 만에 0.01초가 단축됐다.
'자메이카 옵저버'의 지난 7월 초 보도에 따르면 톰프슨-헤라는 올림픽 직전까지 출전 여부가 불투명했다. 2년 넘게 톰프슨-헤라를 괴롭힌 아킬레스건 부상 때문이었다. 도쿄올림픽 출전을 확정 지은 후 톰프슨-헤라는 "신께 감사드린다"라며 "6월 초만 하더라도 내가 두 번째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톰프슨-헤라의 비결은 다름 아닌 '악플'이었다. 100m '챔피언'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후 BBC 스포츠를 만난 톰프슨-헤라는 " 난 모든 악플을 읽는다. 내가 집중해서 침착함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내 동기부여다"라고 말했다.
톰프슨-헤라는 뒤늦게 빛을 낸 대기만성형 선수다. 고교 시절만 해도 육상 단거리 강국 자메이카 기준 평범한 수준의 스프린터였다. 2009년 맨체스터 고등학교에서 기록한 100m 최고 기록은 12초01이었다. 이후 2011년 고등학교 마지막 해에 갑작스럽게 육상팀을 떠나게 됐다. 자메이카 현지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톰프슨-헤라가 다소 '건방지다(saucy)'는 이유가 섞여 있었다.
톰프슨-헤라의 선수 인생은 대학교에서 스테픈 프란시스 감독을 만나며 바뀌었다. 유명 지도자 프란시스의 지도 아래 빠르게 성장했다. 대학 첫해(2012년) 100m를 11초80에 뛰었던 톰프슨-헤라는 점차 기록을 줄여나갔다. 체계적인 관리와 훈련이 더해졌고 프란시스 감독 또한 조언과 동기부여의 메시지를 아끼지 않았다.
2015년부터 국제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톰프슨-헤라는 2016년 리우올림픽 여자 100m 결승전에서 10초71을 기록하며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그는 여자 200m 결승전에서도 21초78로 우승하며 여자 단거리 달리기의 새로운 스타로 떠올랐다. 두 사람의 환상호흡은 도쿄올림픽까지 이어지고 있다. 프란시스 코치는 지난 31일 올림픽 여자 100m 신기록을 세운 톰프슨-헤라에 대해 "거의 완벽한 질주였다. 더 나아지기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