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사이언스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코로나19 백신 허브로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의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가 세계보건기구(WHO)와 코로나19 백신 복제약 생산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WHO와 협의 중인 것은 사실이다. 화이자·모더나 백신의 제네릭(복제약) 생산을 논의하고 있다. 결정이 언제 나올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한미사이언스와 WHO의 협의는 한미약품이 진행하고 있는 mRNA(메신저리보핵산) 백신 연구개발과는 별도다. 한미약품은 에스티팜, GC녹십자와 함께 최소 7000억원 자금이 투입되는 차세대 mRNA 백신 플랫폼 기술 컨소시엄(K-mRNA 컨소시엄)을 통해 토종 백신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번 WHO와의 논의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백신 개발과 전혀 다른 별도의 사안이다. WHO는 코로나19 팬데믹 종식을 위해 전 세계 백신 공급을 위한 지역별 허브 구축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감염력이 높은 델타 변이 등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으로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한국도 델타 변이가 유행하면서 14일 0시 기준 1615명으로 일일 최다 확진자가 발생했다. WHO는 지역별 허브 구축으로 백신 공급을 확대해 위기 상황을 끝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최근 WHO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 허브를 설립한다고 밝혔고, 현지 제약사를 mRNA 백신 생산업체로 선정했다. 한미사이언스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허브 후보로 WHO와 협의하고 있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외 언급되고 있는 국내외 해외업체는 없다. 중국과 일본에서는 크게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한국의 제약사가 낙점받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로이터 통신도 한미약품의 이름을 거론하며 “한국이 최대 10억 회분의 백신 생산을 협의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보건복지부는 “백신 생산 계약은 기업 간 협의 사항이다”이라고 밝혔다.
mRNA 생산·제조 시설을 갖고, 연 10억 회분의 생산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제약사는 아시아 지역에서도 손꼽힌다. 국립보건연구원도 한미약품그룹의 mRNA 핵심 원료와 생산 기술을 인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복제약 형태의 생산이더라도 mRNA 기술 확보에 일부 도움이 될 것"이라며 "WHO가 팬데믹 종식을 위해 가능한 한 빨리 업체를 선정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