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시즌 첫 끝내기 안타를 생산한 손아섭. 구단 제공 손아섭(33)이 소속팀 롯데의 3연속 위닝시리즈를 결정지었다. 마음고생을 털어놓으며 재도약을 다짐했다.
손아섭은 지난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주중 3연전 3차전에 2번 타자·우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경기를 끝냈다. 4-4 동점이었던 9회 말 2사 3루에서 두산 셋업맨 홍건희의 시속 149㎞ 직구를 공략, 3루를 스치고 좌측 선상 외야로 빠져나가는 안타를 쳤다. 3루 주자 딕슨 마차도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 경기 끝내기 안타. 롯데는 6월 첫 3연전이었던 고척 키움전, 주말 수원 KT전에서 모두 2승(1패)을 거뒀다. 시리즈 전적 1승1패에서 맞이한 두산 3차전도 승리. 3연속 우세 시리즈를 기록했다.
손아섭은 지난 4일 수원 KT전부터 8일 두산 1차전까지 3연속 멀티 히트를 기록했다. 올 시즌 처음으로 '몰아치기'에 성공했다. 그는 현역 선수 통산 타율(0.323·1000경기 이상 출전 기준) 최상위권에 있는 선수. 개막 석 달째에서야 3연속 멀티히트가 처음 나왔다. 이전까지 타격감이 좋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5월까지 손아섭의 타율은 0.266에 불과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8일 두산 1차전을 앞두고 "손아섭이 강한 타구가 나오고 있고, 선구안도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2번 타자로 전진 배치된 뒤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그러나 롯데가 8-14로 패한 2차전에서는 5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그리고 10일 3차전에서도 첫 세 타석에서 침묵했다.
롯데는 0-1로 지고 있던 6회 말 2사 2·3루에서 3번 타자 전준우가 적시 중전 2루타를 치며 2-1로 역전했다. 7·8회도 1점씩 보탰다. 그러나 4-1로 앞선 9회 초 수비에서 마무리 투수 김원중이 3점을 내주며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9회 공격에서 경기를 끝내지 못하면 연장 돌입. 손아섭은 2사 뒤 찾아온 기회를 못 치지 않았다. 현재 두산에서 가장 구위가 좋은 투수 홍건희를 무너뜨렸다. 시속 149㎞ 강속구를 공략해 경기를 끝냈다.
조지훈 롯데 응원단장은 경기 뒤 그라운드 수훈 선수 인터뷰를 진행하며 "이렇게 늦은 시점에 손아섭 선수의 인터뷰를 진행한 건 처음 같다"라고 했다. 올 시즌 홈에서 경기 MVP로 선정될만한 활약을 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롯데, 리그 대표 스타 플레이어답지 않은 퍼포먼스가 이어졌다. 손아섭은 자양분으로 삼을 생각이다.
그는 경기 뒤 "더 잘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변화를 준 게 오히려 안 좋은 방향으로 흘러갔다. 조급한 마음이 생긴 탓에 악순환이 이어졌다"라며 시즌 초반 레이스에서 부진했던 원인을 짚은 뒤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 루틴을 신경 쓴 덕분에 조금 나아진 것 같다. 그동안 팀에 보탬이 되지 못해서 스트레스가 많았다.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나에게는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배우는 중이다. 은퇴할 때까지 배워야 할 것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손아섭 걱정을 쓸데없다'는 야구팬 창작 속설이 있다. 손아섭이 재확인시킬 수 있을까. 일단 좋은 기운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