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24에서 고객이 와인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이마트24 제공 유통 업계에 '와인 모시기' 경쟁이 뜨겁다. 코로나19 여파로 집에서 술을 마시는 ‘홈술’ 트렌드가 확산하며 구색을 갖추기 위한 상품에 불과했던 와인이 효자상품으로 등극했기 때문이다. 와인 제품을 내놨다 하면 날개 돋친 듯 팔리는 덕분에 유통 업체들은 저마다 와인 마케팅에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3일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1분기 와인 수입량은 총 1만5473t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3%나 늘었다. 1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1억966만2000달러(약 122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15.4%나 껑충 뛰어올랐다. 이는 역시 최고치이며, 1분기 기준 와인 수입액이 1억 달러를 넘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
주류 업계 관계자는 "4000원 안팎 초저가 와인이 잇따라 등장하며 소비층이 두꺼워졌다"며 "여기에 20·30세대가 와인을 즐기는 것도 저변 확대의 중요한 축이 됐다"고 말했다.
업계는 커진 파이에 발맞춰 경쟁적으로 이색 와인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마트의 친환경 와인 '밴락스테이션'. 롯데쇼핑 제공 롯데마트는 이날 친환경 호주 와인인 '밴락 스테이션' 4종을 출시했다. 밴락 스테이션은 세계 11대 습지대 보존 및 복구를 위한 기금으로 매출의 1% 기부하는 친환경 기업이다. 환경 보호 활동에 기부하며 착한 소비에 동참해 '그린 와인'이라고도 불린다.
롯데마트에서 단독으로 판매하는 밴락 스테이션은 샤르도네, 모스카토, 카베르네 메를로, 쉬라즈 4종이다. 이 중에서도 레드 와인 '카베르네 메를로'와 '쉬라즈'는 비건 친화 공법으로 양조해 주목받는다. 비건 와인은 와인을 주조할 때 필터링이나 정제 작업 단계에서 동물성 재료를 사용하지 않는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최근 착한 소비가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떠오르며 친환경 제품에 관심을 갖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해당 제품을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마트24는 이달 '가성비 끝판왕'으로 불리는 프랑스 와인 '라 크라사드' 30만병을 확보해 판매한다. 라 크라사드는 이마트24에서 지난해 6월과 12월 각각 3만병, 10만병 팔려나간 인기 제품이다. 9900원이란 가격에 입소문이 퍼지면서 구매가 이어졌다.
일반적으로 6월은 와인 비수기로 꼽힌다. 더운 날씨 탓에 맥주를 찾는 소비자가 늘기 때문이다. 이마트24는 소비자 선호도 높은 와인을 앞세워 비수기를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프랑스 현지 라 크라사드 생산량의 70%를 매입해 준비를 마쳤다.
롯데칠성음료의 저도주 와인 '옐로우테일 퓨어브라이트' 3종. 롯데칠성 제공 롯데칠성음료은 저도주 와인 ‘옐로우테일 퓨어 브라이트’ 3종을 새롭게 출시했다. 옐로우테일 퓨어브라이트는 샤도네이, 소비뇽블랑, 피노 그리지오 3종으로 구성됐다. 알코올 도수가 8.5~9.6도로 기존의 옐로우테일과 비교해 도수를 낮춘 것이 특징이다.
업계 관계자는 "홈술 문화가 정착되면서 접근성이 높은 편의점·마트 등에서 주류를 구매하는 수요가 높아졌고 고객 취향이 다양화됨에 따라 다양한 주류 제품을 구비하는 것이 경쟁력이 되고 있다"며 "업계의 와인 모시기 경쟁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