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4대 그룹 총수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미 경제협력에 대기업들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2일 4대 그룹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했다. 4대 그룹 총수와 별도 오찬을 가진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이 자리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수감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대신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방미 당시 4대 그룹이 함께 해 성과가 참 좋았다. 한미관계는 기존에도 튼튼한 동맹이었으나 이번에 폭이 더 확장돼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등 최첨단 기술 및 제품에서 서로 부족한 공급망을 보완하는 관계로 포괄적으로 발전해 뜻깊다"고 평가했다. 이어 "미국이 가장 필요한 파트너로 한국을 선택했고, 우리 4대 그룹도 미국 진출을 크게 확대할 좋은 계기가 됐다"고 돌아봤다.
한국의 4대 그룹은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에서 44조원 투자 보따리를 풀었다.
문 대통령은 "하이라이트는 공동기자회견 당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직접 4대 그룹을 지목해 소개한 일이다. 한국 기업의 기여에 대해 높은 평가했다"고 말했다. 특히 최태원 회장에 대해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을 시작으로 공동기자회견, 마지막 일정인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 방문까지 일정 전체를 함께 해 정말 아주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수장이자 경제 사절단 대표로 한미 정상회담에 참석했던 최 회장은 "대통령의 공장 방문이 엔지니어들에게도 많은 격려가 됐다. 양국 경제 관계가 더 활발해지도록 살피겠다"고 화답했다. 정의선 회장도 "미국과 사업이 더 잘될 것 같다. 기회를 더 만들겠다"고 말했다.
오찬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포드사의 F150 전기 픽업트럭을 시승한 것도 화제가 됐다. 포드사는 최근 SK와 미국에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을 위한 합작 법인 설립을 추진키로 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픽업트럭의 경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서 우리가 관세 혜택을 받아내지 못해 수출에 어려움을 겪었다. 합작 공장을 하며 그 부분을 뚫어낼 수 있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구광모 회장은 GM과 LG의 배터리 분야 협력관계에 대해 "사업 초기부터 파트너 관계였고, 지금 전기차 시장이 커지며 더 돈독해졌다"고 설명했다.
오찬에 앞서 진행된 환담회에서는 ‘이재용 사면’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다. 이번 만남에 앞서 ‘이재용 사면’이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에 참여연대와 한국노총, 민주노총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날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가석방 논의가 경제·사법 정의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반대 입장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