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사직 롯데전에 선발 등판해 투구하고 있는 원태인. 원태인은 이날 경기에서 7이닝 3피안타 10탈삼진 무실점 쾌투로 승리 투수가 됐다. 삼성 제공 삼성 오른손 투수 원태인(21)이 무시무시한 '괴력투'로 팀 연승을 이끌었다.
삼성은 1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전을 7-0으로 승리하며 주말 3연전을 위닝시리즈(3연전 중 2승 이상)로 마쳤다. 1차전을 패한 삼성은 2·3차전에서 모두 승리하며 시즌 8승(6패)째를 따냈다. 반면 연패에 빠진 롯데는 시즌 8패(5승)째를 당했다.
승리의 일등공신은 선발 투수 원태인이었다. 그는 지난 13일 대구 한화전에서 6이닝 10탈삼진 1실점 쾌투로 시즌 첫 승을 따냈다. 2019년 1군 데뷔 이후 처음으로 '한 경기 두 자릿수 탈삼진'으로 한화 타선을 꽁꽁 묶었다.
원태인은 나흘 휴식 후 등판한 롯데전에서도 흔들림이 없었다. 7이닝 3피안타 2사사구 10탈삼진 무실점. KBO리그 역대 42번째 '2경기 연속 10탈삼진'을 달성했다. 국내 투수로는 33호. 2014년 5월 15일 창원 NC전에서 양현종(당시 KIA)이 달성한 뒤 2530일 만에 나온 기록이다.
1회 말부터 위력적이었다. 2사 1루에서 4번 타자 이대호를 시속 127㎞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2회에는 한동희를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냈지만, 2사 1루에서 강태율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압권은 4회. 2-0으로 앞선 4회 선두타자 전준우에게 2루타를 허용했다. 이날 경기 첫 번째 득점권 위기. 이대호를 초구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냈지만, 전준우가 3루까지 진루했다. 원태인은 차분하게 정훈과 딕슨 마차도를 연속 삼진으로 막아냈다. 두 타자 연속 결정구로 슬라이더를 던졌고, 상대 배트가 맥없이 돌아갔다.
마지막 고비는 7회였다. 원태인은 이대호와 정훈을 연속 삼진 처리 순항을 이어갔다. 하지만 마차도의 2루타, 한동희를 볼넷으로 내보내 주자가 쌓였다. 롯데는 2사 1·2루 찬스에서 왼손 대타 이병규를 내보냈다. 원태인은 볼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5구째 체인지업으로 2루수 땅볼을 유도, 아웃카운트를 꽉 채웠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8회부터 불펜을 가동했다. 원태인의 투구 수는 102개(스트라이크 69개). 삼진 10개가 모두 변화구(체인지업, 슬라이더) 헛스윙 삼진일 정도로 컨디션이 좋았다.
체인지업에 자신 있는 원태인은 스프링캠프 내내 슬라이더 장착에 열을 올렸다. '서드 피치'의 중요성을 깨달았고, 한화전부터 성과가 보이기 시작했다. 한화전이 끝난 뒤 원태인은 "슬라이더로 볼카운트 잡는 게 어려웠다.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슬라이더를 연마했다. 경기하는 게 확실히 편해졌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삼성 타자들은 화력을 지원했다. 1회 초부터 구자욱이 솔로 홈런을 때려냈고, 3회 초 2사 1·2루에서 박해민이 적시타를 날려 원태인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5회에는 김헌곤의 솔로 홈런까지 터져 점수 차를 벌렸다. 삼성 타선은 7회와 8회 각각 2점씩을 추가해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