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나연 감독이 세 번째 메인 연출작 JTBC 금토극 '괴물'을 통해 차세대 스타 감독 대열에 합류했다. '괴물은 누구인가. 너인가. 나인가. 우리인가'란 질문을 끊임없이 던졌다. 신하균(이동식)의 동생 문주연(이유연)을 죽음으로 내몬 진범이 누구인지 추적하는 과정에서 만양 사람들의 심리 변화와 추리 과정이 흥미롭게 펼쳐지며 시청자들의 열띤 지지를 받았다.
무엇보다 '괴물'은 여러 사건을 담아 16부작을 완성한 게 아니라 하나의 사건을 중심으로 촘촘하게 풀어나갔다는 점이 다른 작품과 달랐다. 하나의 핵심 사건 속 얽힌 인물들의 심리에 포커싱을 맞춰 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확실하게 전달했다. 이에 힘입어 최종회 시청률은 전국 6.0%·수도권 6.7%(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경신과 함께 유종의 미를 거뒀다. 5월 13일에 진행되는 제57회 백상예술대상에 작품상·연출상·극본상·예술상 등을 비롯해 총 7개 부문에 노미네이트가 됐다. 넷플릭스로도 진출해 전 세계 시청자와 만나고 있다.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작품 호평에 대한 신하균 배우의 반응은.
"다들 아시다시피 크게 반응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잘하고 있는 거죠 우리?' 이 정도로 표현했다. 처음부터 작품과 관련해 이야기를 굉장히 많이 나눴다. 어떻게 하면 우리가 처음 읽었던 글의 느낌을 잘 살릴 수 있을까 작품 내내 예민하게 치열하게 고민했다. 그래서 중간에 호평이 있었어도 풀어지지 않았다. 작품 다 끝나고 나서 서로에게 '우리 그래도 열심히 했다'라고 얘기했다."
-섭외 과정에서 가장 공들인 배우는.
"강진묵 역할의 이규회 배우다. 살인자라는 걸 들키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는 배우가 필요했다. 동네 형 같으면서 살기가 있는 이중적인 느낌을 가지고 있어야 했기에 유연해야 했는데, 이규회 배우가 딱 그런 배우였다. 연기적으로 유연하기도 하고 원하는 포인트를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오랫동안 공들여서 찾았던 배우다."
-아쉬웠던 지점도 있나.
"작가님이 세워놓은 그림들이 배우들과 매칭이 잘 되어 더 잘 된 것 같다. 나름대로는 대본에 쓰인 만큼 다 표현을 못한 것들이 있어서 죄송스러운 지점이 있다. 캐릭터별로 치밀하게 준비했는데 내가 그걸 다 표현할 수 없었다는 게 좀 아쉽다. 대본집으로 보면 더 재밌을 것이다."
-최백호 씨가 부른 OST도 인상적이었다.
"주위에서 많은 분들이 좋다고 (최백호 씨께) 전달하고 있는 것 같더라. 나중에 한번 만나 뵙고 싶다. 진짜 감사하다고 인사하고 싶다."
-결말에 대한 만족감은.
"마지막까지 피해자에게 복수의 칼을 쥐어주는 대신 가해자에게 법으로 처벌을 내리는 결말로 갔다. 작가님의 뜻이었는데 분명한 기획 의도가 있다고 생각하고 따라갔다. 드라마적으로도 책임감을 가지고 시청자에게 교훈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측면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최종회에 등장한 성인 실종자에 대한 촉구 내레이션은 자칫 잘못하면 몰입도를 저해시킬 수 있었다.
"극의 몰입을 저해할 수 있지만 동식이가 피해자 가족이고 그를 향한 안쓰러운 마음들이 담겨 있던 것이다. 이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굉장히 조심스럽긴 했다. 작가님이 실종법이나 사회적인 메시지를 작품 내내 담고 있었다. 그래서 마지막 부분에 이런 이야기를 하면 좀 더 이 부분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백상예술대상에서 7개 부문의 후보에 올랐더라.
"상상하지 못했던 부분이다. 다들 잘해준 덕분에 후보에 오른 것 같다. 배우들이 후보에 오른 걸 보고 뿌듯했다. 특히 촬영 감독님 외에도 편집과 음악도 고생을 많이 했는데 모든 걸 합해서 작품상에도 노미네이트가 됐더라. 노고를 인정받은 것 같아 뿌듯했다."
-어떤 의미의 작품으로 남을까.
"전작이었던 '열여덟의 순간'도 좋은 작품이었지만 거기서 뭔가 보여주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어 작가님과 배우들한테 스스로 부족한 점 때문에 미안한 점이 많았다. 조금이나마 보충해서 한 게 '괴물'이었다.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주변의 좋은 분들 덕분에 감독 생활을 계속해서 할 수 있게 해 준 시작점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