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수아레즈는 판도를 바꿀 특급 투수로 꼽힌다. [뉴시스]프로야구가 개막한 지 벌써 2주가 지났다. KBO리그에 데뷔한 새 외국인 투수도 모두 베일을 벗었다. 지난해 통합 우승팀 NC 다이노스의 웨스 파슨스가 14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마지막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지난 시즌 외국인 원투펀치가 모두 잔류한 구단은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뿐이다. 나머지는 한 명 이상 외국인 투수를 교체했다. 벌써 ‘탈 KBO급’이라는 찬사를 받은 투수가 있는가 하면, 두 경기 만에 퇴출당해 짐을 싼 선수도 나왔다. 비중이 큰 외국인 투수 성적에 따라 팀들의 희비가 확연히 엇갈린다.
어깨 염증으로 등판을 미뤘던 NC 파슨스는 개막 12일 만의 데뷔전을 무사히 마쳤다. SSG 타선을 5와 3분의 2이닝 3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첫 승을 따냈다. NC로서는 큰 걱정 하나가 사라진 셈이다.
‘대박’ 구단이라면 LG 트윈스다. 이적료까지 내고 앤드류 수아레스를 데려온 보람이 있다. 수아레스는 2018년 메이저리그에서 29경기에 선발 등판했던 투수다. 기대가 컸는데, 활약은 그 이상이다. 6일 KT전에서 6이닝 9탈삼진 무실점, 11일 SSG전에서 8이닝 9탈삼진 무실점을 각각 기록했다. 최고 시속 153㎞ 강속구에 제구력까지 겸비했다. 변화구도 다양하고, 투구 템포도 빠르다. 류지현 LG 감독 입가에서 웃음이 떠날 줄 모른다.
한화 카펜터도 하위권 팀의 구세주로 떠올랐다. [뉴스1]지난 시즌 최하위 한화 이글스도 외국인 투수 덕에 반등할 조짐이다. 대만에서 뛰다 온 왼손 라이언 카펜터가 6일 SSG전 5와 3분의 1이닝 1실점, 11일 두산 베어스전 5와 3분의 2이닝 2실점(무자책)으로 잘 던졌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그를 “에이스”라고 표현했다.
롯데 프랑코도 하위권 팀의 구세주로 떠올랐다. [연합뉴스]롯데 자이언츠 새 얼굴 앤더슨 프랑코도 출발이 나쁘지 않다. 첫 등판인 6일 NC전에서 5이닝 3실점 했다. 두 번째 등판인 11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는 6이닝 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에 성공했다. 아직 승리가 없지만, 안정감이 있다.
물음표를 지우지 못한 팀도 있다. 올해 두산은 왼손 아리엘 미란다와 오른손 워커 로켓으로 원투펀치를 정비했다. 로켓은 걱정이 없다. 지난해 토론토 블루제이스 40인 로스터에 포함됐던 그는 첫 두 경기에서 11과 3분의 2이닝 동안 2점만 내줬다. 문제는 미란다다. 두 번째 등판인 13일 KT전에서 2와 3분의 1이닝 동안 5안타 4볼넷을 내주고 물러났다. 시범경기부터 제구 기복이 심했는데, 정규시즌에서도 같은 단점이 반복된다.
SSG도 두산과 비슷한 상황이다. 아티르위키는 두 경기 연속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다. 모든 면에서 안정적이다. 반면 다른 ‘신입생’ 윌머 폰트는 두 경기 합계 7이닝 6실점으로 불안했다. 첫 등판인 7일 한화전에서 2이닝 4실점으로 흔들린 여파다. KIA 타이거즈 다니엘 멩덴도 기대에 못 미친다. 두 경기 합계 10과 3분의 2이닝 7실점으로 부진했다. KIA는 외국인 투수 등판 경기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가장 상황이 안 좋은 팀은 키움이다. 새 외국인 투수 조쉬 스미스를 두 경기 만에 퇴출했다. 시범경기부터 믿음을 주지 못하더니, 데뷔전인 7일 KIA전에서 3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다. 13일 LG전에서 7이닝 2실점으로 반등했지만, 구단은 이미 작별을 결심한 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