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가 5G 상용화 2년을 앞두고 요금 경쟁에 나섰다. 서비스 품질 논란으로 가입자 이탈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번 보편 요금제 확대 정책이 점유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KT는 8일 온라인 전용 5G 요금제 '5G Y 무약정 플랜'과 LTE 요금제 'LTE Y 무약정 플랜' 2종을 출시했다. 이로써 이통 3사 모두 온라인 전용 요금제를 갖추게 됐다.
온라인 전용 요금제는 단말기 지원금이나 선택약정 요금 할인 없이 가입하는 상품이다. 기존 대비 요금이 20~30% 저렴해 최신 스마트폰으로 교체하지 않아도 되는 자급제 고객에게 유리하다.
이통사는 오프라인 요금제의 유통·마케팅 비용을 절감해 월정액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요금을 낮췄다. 주로 신규, 기기 변경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 약정에 묶이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온라인 전용 요금제의 가장 큰 매력이다.
공기계를 구매한 뒤 이통사에서 요금제만 가입하는 자급제 고객은 해마다 늘고 있다. 삼성전자의 올해 첫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S21' 시리즈의 출시 후 11일간의 판매 실적을 집계한 결과, 자급제 비중은 약 30%에 달했다. 이 가운데 온라인 판매 비중은 약 60%로 조사됐다.
100만원을 호가하는 최신 스마트폰을 사기 위해 대부분의 고객은 1~2년의 약정 계약을 맺는다. 하지만 이 경우 이통사가 청구하는 5.9%의 할부 금리를 부담해야 한다.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상품을 변경하고, 합리적인 가격에 통신서비스를 이용하고 싶은 소비자들이 자급제로 눈을 돌리는 이유다.
5G 온라인 전용 요금제만 살펴보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6만원대, 5만원대, 3만원대 3종의 요금을 내놨다. KT는 가장 많은 가입자가 몰릴 것으로 보이는 5만원대 요금제를 먼저 출시하고 이달 말 3만원대 요금제를 선보일 계획이다.
5만원대 5G 온라인 전용 요금제를 살펴봤을 때 가장 저렴한 곳은 LG유플러스다. 월 5만1000원에 150GB의 5G 데이터를 제공하며, 소진 후에는 5Mbps 속도로 서비스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5Mbps는 HD급 영화를 원활하게 볼 수 있는 속도다.
데이터를 많이 주는 곳은 SK텔레콤과 KT다. 두 곳 모두 200GB의 5G 데이터를 보장하며, 소진 후에는 5Mbps 속도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요금은 SK텔레콤이 5만2000원으로 KT(5만5000원)보다 3000원 싸다. 이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KT는 오는 8월 31일까지 무약정 플랜 가입 시 월 5500원을 할인해주는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월 4만9500원에 5G 데이터 200GB를 쓸 수 있다.
요금이 가장 낮은 대신 50GB의 5G 데이터를 덜 주는 LG유플러스는 스마트폰을 모뎀으로 활용할 때 쓸 수 있는 테더링 전용 데이터 10GB를 추가로 준다. G마켓·옥션·마켓컬리·카카오T·요기요·GS25·GS프레시 등 제휴처에서 사용할 수 있는 쿠폰 1500원권도 지급한다.
3만원대 5G 온라인 전용 요금제를 비교해보면, LG유플러스가 3만7500원에 월 12GB의 5G 데이터를 제공해 가장 경쟁력이 높다. 요금이 500원 저렴한 KT는 월 10GB의 5G 데이터를 준다. SK텔레콤은 월 3만8000원에 5G 데이터 9GB를 제공한다. 3사 중 가장 비싸고 제공 데이터는 가장 적다.
업계 관계자는 "자급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온라인 전용 요금제는 통신사 매출 상승에 직결되지 않지만 이처럼 합리적인 소비를 원하는 고객의 니즈에 초점을 둔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