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2차전 LG와 두산의 경기가 5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라모스가 4회말 두산 선발 알칸타라를 상대로 우월 1점 홈런을 날리고 그라운드를 돌고있다. 잠실=정시종 기자 /2020.11.05. LG는 구단 역대 최고의 외국인 타자로 손색없는 로베르토 라모스(26)와 재계약에 합의했다고 지난 22일 발표했다. 내년 계약 조건은 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60만 달러, 인센티브 20만 달러 등 총액 100만 달러(11억원)다. 협상 과정이 순탄하지 않아 LG는 다른 외국인 타자 영입을 검토하는 '플랜B'를 가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양측은 해를 넘기기 전에 합의점을 도출했다.
올해 정규시즌에서 라모스는 한 시즌 개인 역대 최다 홈런(38개)을 기록했다. 장타율은 0.592로 KBO리그 2위였다. LG의 '장타 갈증'을 풀어준 주인공이었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아쉬움이 남는 부분도 있다. 재계약을 추진한 차명석 LG 단장은 "다음 시즌에는 라모스가 출루율을 높였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올해 라모스의 출루율은 0.362에 그쳤다. 4번타자에게는 장타력과 해결사 능력이 더 중요하지만, 출루율 33위는 너무 낮았다. 볼넷 55개를 얻는 동안, 삼진은 136개나 당했다. 타석당 삼진이 0.28개였다. 타격 스타일이 적극적인데, 그에 비해 콘택트 능력이 떨어졌다. 출루율이 향상된다면, 5~6번으로 이어지는 타순에 더 많은 타점 기회를 만들어줄 수 있다.
메이저리그(MLB)도 그에 대해 비슷한 견해를 가지고 있다. 미국 매체 MLB트레이드루머스는 "라모스는 곧 전성기를 맞는다. 2021년 KBO리그에서 활약을 이어간다면, 그러면서 27.5%의 삼진율을 줄인다면 MLB 구단의 관심을 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높은 공에 대한 약점을 극복하고, 득점권 타율(0.274)을 높일 수 있다면 더 좋을 것이다.
2020 프로야구 KBO리그 LG트윈스와 두산베어스의 경기가 6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4회말 1사 라모스가 안타를 치고 있다. 잠실=김민규 기자 /2020.05.06/ 라모스는 올해 9월 전후의 성적이 극명하게 대비된다. 개막 후 8월까지 91경기에서 타율 0.298, 29홈런, 64타점을 올렸다. 그러나 9월 이후 26경기에서는 타율 0.212, 9홈런, 22타점에 그쳤다. 후반기 허리와 발목 등의 부상 영향이 있었지만, 가족에 대한 그리움도 경기력에 영향을 줬을 거라는 분석도 있다.
류지현 LG 신임 감독은 "시즌 종료 후 라모스가 향수병을 겪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 속에) 홀로 지낸 라모스가 얼마나 힘들었겠나"라며 걱정했다. 올 시즌 케이시 켈리와 타일러 윌슨 등 LG 외국인 선수들은 가족과 함께 지냈다. 반면 미혼인 라모스는 혼자였다.
라모스는 가족애가 깊다. 코로나19 탓에 고국 멕시코에 남아있는 형제들 걱정이 컸다. LG 구단 관계자는 "라모스는 다른 선수들보다 가족과 영상통화를 많이 했다"고 귀띔했다. KBO리그에서 이미 한 시즌을 홀로 지낸 경험이 있어 LG 구단의 걱정은 다소 줄었다. 구단 관계자는 "내년엔 라모스의 가족이 국내에서 함께 지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선수의 의견도 들어봐야겠지만, 구단은 가족의 입국을 적극적으로 도울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