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양의지가 지난 11일 열린 2020 KBO리그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제공=KBO 2021년 KBO리그 '최고 포수' 경쟁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올해는 NC 포수 양의지(33)의 독주였다. 지난 11일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양의지는 유효표 342표 중 340표를 얻어 포수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득표율 99.4%. 골든글러브 역대 최다 득표율(종전 99.3%·2002년 삼성 마해영) 신기록을 경신했다.
양의지는 올 시즌 소속팀 NC의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안방에서는 변함없이 노련한 투수 리드를 보여줬다. 도루저지율(42.9%) 1위도 차지했다. 타석에서도 정상급 기량을 발휘했다. 타점 2위(124개)·홈런 4위(33개)·타율 10위(0.328)에 올랐다. 골든글러브 레이스에서 적수가 없었다. 양의지는 최근 세 시즌(2018~20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품에 안았다. 2016년과 2020년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이기도 했다. 이견이 없는 현역 최고의 포수다.
2021년에도 양의지가 최고 포수로 군림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만만치 않은 포수들이 그에게 도전하고 있다.
대표 주자는 두산 박세혁(30)이다. 2019시즌 두산의 통합 우승을 이끌며 국가대표에도 선발된 박세혁은 2020시즌 성장통을 겪었다. 한동안 벤치에 머물렀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작년보다 더 확고한 모습으로 투수를 리드할 수 있어야 한다"며 박세혁에게 강한 메시지를 전했다. 사령탑의 의중을 이해하기 시작한 박세혁은 이전보다 공격적으로 투수를 리드했고, 9~10월 팀 평균자책점(3.51) 1위를 이끌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안정감 있는 운영으로 두산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리드했다.
두산 박세혁(왼쪽 위부터 시계뱡항으로)·KT장성우·삼성 강민호·한화 최재훈·SK 이재원. IS포토 KT 주전 포수 장성우(30)의 2021년도 기대된다. 장성우는 2020시즌 KT의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끈 일등공신이다. 노련한 공 배합으로 젊은 투수들의 선전을 도왔다. 특히 신인 소형준의 1군 안착, 시즌 중반 부진했던 선발투수 배제성의 반등을 이끌어내며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강철 KT 감독과 가장 긴밀하게 소통하는 선수다.
장성우의 공격력도 향상됐다. 2020시즌 타점(79개)과 홈런(13개)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다. 장성우는 2021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동기 부여도 확실하다.
강민호(35·삼성)도 자존심 회복을 노린다. 강민호는 2019시즌 타율 0.234에 그쳤다. 2014시즌 이후 가장 적은 수비 이닝(842이닝)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0시즌 타율 0.287·19홈런을 기록하며 재도약 발판을 만들었다. 도루저지율(41.1%)은 양의지에 이어 2위.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그의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WAR)는 3.15. 양의지에 이어 리그 포수 2위다. 강민호는 지난 10시즌(2011~20년) 동안 양의지와 골든글러브 수상을 양분한 포수다.
한화 주전 포수 최재훈(31)은 400타석 이상 소화한 시즌 중 처음으로 3할 타율(0.301)을 넘겼다. 강재민, 윤대경, 김진영 등 불펜진 새 얼굴들의 성장을 이끌었다. 리그 대표 '공격형 포수' 이재원(32·SK)도 2021시즌을 벼르고 있다. 이재원은 2020시즌 타율 0.185·2홈런을 기록했다. 부상 여파로 인해 데뷔 뒤 가장 저조한 성적을 남겼다. 소속팀은 9위까지 떨어졌다. 2021시즌 이재원은 다시 주장을 맡았다. 팀과 자신의 반등을 노리고 있다.